케이블TV 업계 3위 씨앤앰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사모펀드(MBK파트너스)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씨앤앰 매각의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 케이블TV 업체가 씨앤앰을 인수하면 유료방송업계 시장 1위인 KT 점유율 바로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어, 업계의 지각 변동으로 이어지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MSO) 사업자 '씨앤앰'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만기가 올해 말로 다가오면서 새로운 주인이 누가될 것인지 업체들 간에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해 말 기준 씨앤앰 가입자는 240만명 수준. CJ헬로비전(420만명)와 티브로드(330만명)에 이어 3위다. IPTV 등 유료방송 전체로 놓고 보면 SK브로드밴드(280만명), LG유플러스(195만명)보다 많은 수준이다. 따라서 케이블TV 가입자 기준 2위 사업자인 씨앤앰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바뀔 수 밖에 없어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현재는 경쟁 MSO들이 씨앤앰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IPTV 업계의 성장세가 가팔라짐에 따라 케이블TV 업계서도 수성전을 펼치기 위해 몸집 불리기 경쟁이 심해진 분위기 탓이다. 시장 1위인 CJ헬로비전과 2위 티브로드가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
KT의 경우 IPTV(올레tv)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합산 가입자가 지난해 말 기준 780여만명으로 유료방송 전체 시장 점유율만 28.6%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만약 티브로드가 씨앤앰을 인수하면 총 가입자는 570만명. CJ헬로비전인 인수하면 가입자는 680만명으로 양사 모두 단번에 KT 계열 유료방송을 위협할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문형비디오 서비스(VOD) 등 유료방송 플랫폼의 부가서비스 시장이 확장되면서 가입자 기반이 탄탄해야 향후 높은 수익성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씨앤앰 인수전이 가열되는데 한몫한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VOD 등은 디지털전환율이 필수인데, 씨앤앰의 경우 케이블TV 업계서 가장 높은 디지털전환율을 갖고 있다.
일단 인수과정의 변수라면 가격이다. 씨앤앰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희망가격을 3조원 안팎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은 가격은 높다는 입장이다. 가격협상이 안될 경우 인수전이 장기화 될 수 있어 시장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티브로드의 경우 방송이 주력 사업이기에 씨앤앰이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자금이 다소 부족한 것이 단점"이라며 "CJ헬로비전도 그만한 가격을 낼 여력이 충분치 않아 누가 새로운 주인이 될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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