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시설자금 대출을 꺼리면서 총대출금에서 시설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대출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은행들의 대출금 잔액은 568조9,000억원이며 이중 시설자금은 59조4,000억원으로 10.4%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말의 10.5%보다도 0.1%포인트 낮은 것으로 한국은행이 대출금을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으로 나눠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73년 이후 최저다. 박윤규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70년대 말에는 시설자금 비중이 20%나 됐으며 외환위기 이전에도 15~17%대를 유지했다”면서 “외환위기 이후에는 계속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99년 말 14.0%였던 시설자금의 비중은 2000년 말 12.4%, 2001년 말 10.7%로 떨어졌으며 2002년 말에 11.6%로 일시 올랐으나 다시 2003년 말에 10.8%로 떨어졌다. 박 연구원은 “2월의 시설자금 비중도 10.4%로 1월과 마찬가지였다”면서 “산업은행ㆍ중소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서는 시설자금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일반 은행들의 시설자금 대출이 증가하지 않고 있는 것이 비중 하락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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