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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궁암을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암도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치료까지 가능합니다.” 자궁암 예방백신 개발부문에서 세계 선두주자로 평가 받고 있는 데이비드 젠킨스(David Jenkinsㆍ사진) 박사는 자궁암 예방백신에 대해 이렇게 낙관했다. 2004년 11월 자궁암 백신의 효능성에 대한 임상결과를 의학전문지 ‘란셋’(Vol. 364ㆍEfficacy of bivalent L1 virus-like partical vaccine in prevention of infection with human papillomavirus types 16 and 18 in young woman:randomized controlled trial)에 발표,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자궁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70%는 HPV 16번과 18번이기 때문에 이것만 컨트롤 한다면 자궁암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면서 “임상시험 결과 100% 예방효과를 나타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HPV란 인체유두종바이러스(人體乳頭腫ㆍhuman papilloma virus)로 주로 여성의 질 안에 기생하면서 암을 일으키는 인자로 작용한다. 사람 뿐만 아니라 포유동물의 우상피 세포에 감염되어 사마귀 등 악성종양을 유발한다. 곤지름(성기나 항문 주위에 닭벼슬 모양으로 번지는 사마귀)의 90% 이상에서 이 바이러스가 검출된다. 현재까지 70여종이 발견됐는데 자궁암 관련 병소에서는 주로 HPV16ㆍ18ㆍ31ㆍ33ㆍ35 등이 검출돼 고위험군으로, HPV11과 6은 곤지름과 비현성(非顯性) 감염에서 검출되면서 상대적인 위험성은 낮다. 이처럼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까지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인체 면역체계에 대한 연구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고, 특정 단백질을 확인해 추출할 수 있는 분자생물학 분야의 연구성과가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젠킨스 박사는 “자궁암 예방백신은 성관계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들이 주접종 대상이지만 기혼 여성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면서 “자궁암은 성 관계를 지나치게 어릴 때 시작하면 위험성이 훨씬 높고, 성 관계 시작 후 5년이 가장 위험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젠킨스 박사가 개발에 성공한 자궁암 백신은 성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들에게는 암 예방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그러나 성 경험이 있더라도 접종을 받을 경우 예방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한편 치료용 백신의 기본원리는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 대신에 몸 속에서 면역체계 교란을 일으키는 잘못된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예를 들면 정상세포와 달리 피부암 세포에만 나타나는 단백질을 확인한 뒤 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하도록 처리해 몸 속에 주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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