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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침체속 車사업 '효자노릇'
입력2002-04-29 00:00:00
수정
2002.04.29 00:00:00
혼다·도요타등 사상최대 실적전망 잇따라계속되는 불황으로 일본 기업들의 성적표가 '낙제' 수준에 맴돌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가 유일한 '우등생'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 금융, 정보통신(IT) 등 대부분의 업종이 지난 3월 말에 끝난 회계연도에 대규모 적자를 내거나 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든 반면,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전에 없던 호황을 누리며 일본 경제에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것.
자동차산업에 대한 기대는 지난 26일 업계 2위인 혼다가 2002 회계연도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현실로 증명됐다. 혼다는 지난 한 해 동안 올린 순익이 전년대비 56%나 뛰어오르며 사상 최고액인 3,627억엔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올들어 지난 3월 말까지 낸 이익 규모만 1,067억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무려 69%가 늘어난 수치다.
혼다는 내년 3월 말까지 이어지는 2003회계연도에는 이익이 4,600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음 달 중에는 도요타와 닛산(日産)자동차 등 다른 업체들도 장밋빛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는 일본 기업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조엔를 돌파하는 것이 확실시되는데다 순익 규모도 과거 최고치인 6,000억엔에 달할 전망.
닛산차도 영업이익이 지난 1990 회계연도 이래 12년 만에 최고 수누인 4,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5위 업체인 마쓰다는 이달 초 예상 순익규모를 85억엔으로 6배 이상 상향 조정했다.
올들어 달러당 130엔대를 넘나든 엔화 약세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신차의 인기 등에 힘입은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이 같은 활약상은 일본의 다른 산업분야가 암울한 골짜기에 빠져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19개 상장업체 가운데 지금까지 15개 업체가 적자를 발표한 상태. 업계 2위인 다이와 증권이 1,300억엔 이상, 3위 닛코 코디얼이 660억엔 이상의 손실을 각각 기록한 것을 비롯, 업계 1위 노무라 증권은 적자는 모면했지만 순익이 지난해의 반토막으로 줄어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실 더미에 올라앉은 은행들 역시 수천억~수백억엔의 적자 결산이 확실시되는 상태.
지난 주 실적을 내놓은 7대 전자업체들도 소니를 제외하고는 줄줄이 대형 적자를 기록, 총 2조엔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개 업체의 결산 결과는 사상 최악. 이 밖에도 이달 초 일본전신전화(NTT)가 9,000억엔에 육박하는 손실을 냈다고 발표하는 등 대부분 업체들은 지난 한 해가 '저점'이기만을 바라며 불명예스런 성적표를 발표한 바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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