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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도 흔들림 없는 '꽈배기 아파트'

건축설계 새 장 여는 150층 주거용 빌딩 '시카고 스파이어'<br>한층마다 2.6도씩 꺾인 나선형<br>최상층까지 이르면 한바퀴 회전해<br>건물에 미치는 공기저항 최소화<br>강물로 냉방 친환경 시스템도<br>956㎡ 펜트하우스 분양가 366억원

시카고 스파이어의 완성도. 이 빌딩이 완공되면 세계 최고층 아파트가 된다.

나선형 외벽이 기류를 자연스럽게 옆이나 위로 흘려 보내기 때문에 강한 바람에도 건물의 흔들림이 거의 없다.

150층 팬트하우스의 가격은 무려 366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고층 아파트를 꽈배기 형태로 짓는다면 어떨까. 지금 세계 건설업계의 눈은 미국의 시카고에 쏠려 있다. 주거용 빌딩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카코 스파이어(Chicago spire)가 건축 설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 스파이어의 가장 큰 특징은 꽈배기처럼 배배꼬인 나선형 디자인. 1층부터 각층마다 2.6도씩 꺾여서 꼭대기에 이르면 완전히 한 바퀴 회전한다. 이 같은 설계는 건물에 미치는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강한 태풍에도 흔들림이 없게 한다. 달팽이에서 영감 얻은 혁신적 디자인 9.11테러 이후 주춤했던 초고층 빌딩 건설이 다시 불붙고 있다. 삼성물산이 건설중인 버즈 두바이를 비롯해 알 버즈 타워, 인천 타워 등 150층 이상의 빌딩 건설이 속속 발표되면서 이제 100층 정도로는 초고층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기도 어렵게 됐다. 이처럼 업무용 빌딩이 주도하고 있는 최근의 마천루 시장에 주거용 아파트 한 채가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 시카고에 건설 중인 150층짜리 아파트 '시카고 스파이어'가 그 주인공. 스페인 태생의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이 아파트의 높이는 무려 610m. 주거용 빌딩으로는 경쟁자를 찾을 수 없는 세계 최고 높이다. 시카고 스파이어는 와인 병의 코르크 마개를 뽑는 타래송곳(corkscrew) 또는 트위스트 형태의 외관이 특징이다. 1층부터 각층마다 2.6도씩 꺾여서 꼭대기에 이르면 완전히 한 바퀴 회전하는 형태다. 칼라트라바는 모닥불에서 피어 오르는 연기와 달팽이의 껍질에서 영감을 얻어 이 같은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그렇다고 이 같은 디자인이 시각적 효과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나선형 외관은 빌딩의 구조적 안정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기류가 7면으로 이루어진 빌딩 외곽의 굴곡 사이를 타고 올라가 사라져 버려 건물에 미치는 공기의 저항이 최소화되는 것. 이 때문에 강한 태풍에도 건물은 흔들림이 거의 없다. 또한 곡선형 설계는 직선형에 비해 건물의 강도를 월등히 높일 수 있다. 아치형 다리나 올림픽 스타디움의 곡선형 지붕이 이를 증명하는 좋은 예다. 시카고 스파이어는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인근에 흐르는 시카고 강의 강물을 끌어다 빌딩 냉방에 사용하며, 빗물을 받아 조경용수로 활용한다. 특히 외부에는 철새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 빛을 반사하는 특수 유리가 채용된다. 팬트하우스 분양가 366억원 2011년 말 시카고 스파이어가 완공되면 총 1,193가구의 새 보금자리가 생겨난다. 하지만 세계 최고층 아파트답게 막대한 건설비용이 투입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내․외장재와 인테리어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분양가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시카고 스파이어의 건설 비용이 최소 15억 달러(1조3,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얼마 전 건설사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평균 분양가는 1㎡(0.3평) 당 2만1,500달러(2,000만원). 99.2㎡(30평) 아파트의 가격이 20억원에 육박하는 것. 시카고에서 새로 지은 고급 아파트의 가격이 1㎡ 당 최고 7,000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시카고 스파이어가 얼마나 비싼지 잘 알 수 있다. 특히 이는 평균가에 불과할 뿐 로얄층의 가격은 일반인의 상상을 불허한다. 최고 꼭대기 층인 150층 팬트하우스의 경우 956.2㎡(290평)의 공간에 복층 구조로 지어질 예정인데, 예상 분양가가 무려 4,000만 달러(366억원)로 책정돼 있다. 설령 돈이 있다고 해도 입주에 성공하려면 치열한 경쟁은 필수다. 아직 기초공사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인데도 이미 800여명의 사람들이 건설사측에 입주 요청을 했을 만큼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시카고 스파이어는 내년 1월 초 시카고를 포함해 뉴욕, 모스크바, 홍콩, 더블린 등 전 세계 14개 도시에서 동시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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