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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3T 코리아에 꽂혔다] <하> 뷰티·패션 테스트베드서 브리지베드로

기술·스마트 컨슈머·인재 '3박자'… "한국서 통하면 다 통한다"

CC크림 등 빅히트에 글로벌 기업 "동양의 佛" 찬사

소비자는 SNS 활용 상품평·정보공유로 유행 선도

韓 디자이너 '파리의상조합'서 활약… K패션 이끌어


한국 패션·화장품 시장은 더 이상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가 인정한다'는 검증된 시장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세계 시장 섭렵을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곳을 넘어 주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서울을 찾는 관광객의 수요까지 끌어들여 매출을 극대화하는 집결지로서의 '브리지베드' 역할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굴지의 글로벌 기업 상당수는 노골적으로 한국에 러브콜을 외치며 '한국 한정판'을 쏟아내는가 하면 한국에서 대박 난 검증된 제품을 고스란히 세계시장에 내놓아 또다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한국의 입김이 가장 센 곳은 뷰티 분야다. '메이드 인 코리아'에 주목하는 세계 화장품 시장은 이제 한국을 '동양의 프랑스'로 치켜세운다. 세계적 마케팅 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JWT는 '2015년 주목할 만한 100대 트렌드' 보고서에서 "뷰티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축이 변화하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BB크림에 이어 CC크림·DD크림 등 알파벳 순으로 출시되고 있는 일련의 한국 화장품을 예로 들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점을 부각했다. 실제로 2012년 한국에서 처음 개발된 CC크림은 스킨 케어와 메이크업 효과를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제품으로 국내 기업이 만들어 히트 치자 바비브라운·에스티로더·랑콤 등 해외 브랜드들이 제품 라인을 신설하며 글로벌 뷰티 업계에 CC크림이라는 신규 시장을 만들어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한국의 능동적 소비자 덕분에 애초 계획에 없었던 신제품을 내놓은 글로벌 기업도 있다. 지난 4월 초 전 세계에 출시된 P&G의 'SK-Ⅱ 피테라 미스트'는 한국 소비자의 화장품 이색 사용법에서 착안됐다. SK-Ⅱ의 간판 상품인 피테라 에센스를 별도 용기에 덜어서 외출 중 미스트처럼 수시로 얼굴에 뿌린다는 독특한 사용법이 국내에서 회자되자 한국 P&G가 역으로 글로벌 본사에 '피테라 미스트' 출시를 제안한 것. 똑똑한 한국 소비자의 화장 습관은 곧 신제품 개발로 이어졌고 국내 시장뿐 아니라 홍콩·대만·일본 등 전 세계에 잇따라 출시됐다. 국내 진출한 한 글로벌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입맛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으면 중국·홍콩 등 아시아 시장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이제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1월 초 국내에서 샤넬 크루즈 쇼를 처음 선보인 칼 라거펠트 수석 디자이너는 한국의 감성에 대한 독창성을 인정하며 런웨이에 올릴 모델을 수소문하던 중 미국 교포를 낙점했다. 한국미에 영감 받은 그는 크루즈 컬렉션에서 샤넬 버전의 한복과 한복에 대한 오마주를 선보이며 전 세계 샤넬 팬의 관심을 서울로 집중시켰다.



이처럼 한국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브리지베드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데는 탄탄한 제조력, 세계 무대서 활약하는 빼어난 인재, 인터넷 강국이 낳은 스마트 컨슈머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서도 '똑똑한 소비자'는 한국을 '트렌드 리더'로 만든 가장 큰 동력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80%를 웃도는 등 디지털 환경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한국 소비자 상당수는 '스마트 모빌리언'으로 자리 잡았다. 개인 블로그·트위터 등 SNS를 적극 활용해 화장품 품평기와 의류 구매 노하우, 주목 받는 아이템 등 각종 패션·뷰티 정보를 발 빠르게 공유하는 이들은 시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단순히 본인 혼자만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SNS 등을 통해 '입소문 효과'를 일으켜 또 다른 새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힘도 지녔다.

또한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 상승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에도 날개를 달아줬다. 코스맥스는 한국 화장품 ODM 업체로는 이례적으로 로레알그룹의 랑콤·슈에무라, 메리케이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주력 제품 생산을 맡고 있다. 일본·중국·동남아 등에 머물렀던 제품 공급지역도 최근에는 유럽·미국·중남미 등으로까지 확대되며 K뷰티 제조기술을 과시한다.

맨파워도 트렌드코리아의 첨병이다. 샤넬·에르메스 등 유수 세계 명품이 회원인 '파리의상조합'에는 한국인 패션 디자이너 두 명이 소속돼 있다. 2011년 디자이너 우영미, 2013년 디자이너 정욱준(삼성물산 패션부문 상무)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원하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와 같은 신예 양성 프로그램들도 글로벌 맨파워 양성에 든든한 조력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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