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펀드가 천덕꾸러기 신세에서 벗어나 힘찬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러시아 펀드는 최근 한 달 사이에 25%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ㆍ4분기부터 러시아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은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글로벌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부각됐지만 러시아펀드에는 이때부터 자금이 소규모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동유럽발(發) 부도 리스크 여파 등 시장 불안 요인도 상당 부분 해소됨에 따라 러시아 펀드에 대한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 펀드 최근 1개월 수익률 25%=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내에서 판매중인 러시아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24.26%로 해외주식형 펀드(8.81%)의 세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투자자들이 지금도 평균 70%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을 정도로 러시아펀드는 골치덩어리로 평가되지만 최근의 글로벌 증시 반등 과정에서는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펀드에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부각됐던 지난해 10월 이후 오히려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때 투자한 사람들로서는 저가 매수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셈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러시아 펀드에는 지난해 10월 2억원을 시작으로 ▦11월 38억원 ▦12월 29억원 ▦올 1월 37억원 ▦2월 11억원 ▦3월 44억원(27일 현재) 등으로 6개월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 ◇국제 유가 반등으로 수익률 급등= 최근 러시아펀드의 약진은 유가 상승에서 비롯됐다. 러시아 증시의 62% 정도를 차지하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유가상승과 함께 큰 폭으로 오르면서 러시아 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기업인 가즈프롬의 비중(24%)이 높은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펀드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이 32.98%로 전체 러시아 펀드 중 최고의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러시아펀드가 앞으로도 선전을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유가 상승 여부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종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러시아펀드 수익률 호전을 이끈 일등공신은 국제 유가의 상승”이라며 “앞으로 유가는 하방경직성을 유지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추가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러시아 증시의 할인요소였던 지정학적 갈등 완화 ▦러시아의 성장 잠재력 등도 러시아 증시의 상승세에 기여한 것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펀드의 수익률을 견인했던 요인들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러시아펀드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종철 연구원은 “전환점을 맞이한 상황에서 기존 러시아펀드 투자자들은 ‘반등시 비중 축소’에서 ‘하락시 비중 확대’로 투자전략을 전환할 필요가 있으며, 신규 투자자는 점진적 상승을 염두에 둔 적립식 투자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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