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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훈의 외환선물전략] 외환시장의 태풍 `달러선물'
입력1999-02-07 00:00:00
수정
1999.02.07 00:00:00
우리나라에 최초의 선물상품인 주가지수 선물거래가 시작될때 많은 사람들이 거래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2년전만 해도 선물거래에 대한 인식이 극히 낮았고 부정적인 측면이 많이 강조되었기 때문이다.선물거래의 리스크 회피, 시장 왜곡 방지와 같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광주은행과 영국 베어링사의 선물거래와 관련, 거액 손실사건 등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막상 거래가 개시되자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출발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거래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98년 기준으로 어마어마한 거래물량을 자랑하고 있는 미국 CME(CHICAGO MERCANTILE EXCHANGE)의 S&P500지수 다음으로 많은 물량이 거래되었다. 거래물량뿐만 아니다. 선물거래 금액이 현물시장을 능가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심지어는 선물을 모르면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없을 정도로 선물시장이 현물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정도가 됐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현물주식시장이 선물시장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는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 현물주가가 650선을 돌파하는 급등세를 보였지만 선물지수가 약세를 보이자 주가도 120포인트나 폭락하고 말았다.
외환선물칼럼에서 주식시장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달러선물이 거래되는 4월부터는 외환시장에도 주식시장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투기를 좋아하는 투자가들이 공략하면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구도가 크게 변할 수 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투기목적의 거래가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선물시장에서는 제한이 불가능하다. 투기가 허용되지 않을경우 유동성(LIQUIDITY) 부족으로 선물시장이 활성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주가지수 선물시장보다 달러선물시장의 참가자들은 제한적일 수는 있다. 그래도 투기거래가 실수요자나 헤지거래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외환시장 구도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보듯이 선물시장이 현재의 선물환시장(현물시장)을 주도하면서, 특히 헤지펀드와 같은 큰손들이 적나라한 투기매매 공세를 펼칠 경우 외환시장을 교란시키고 남음이 있다.
외환시장의 투기성으로 환율이 급변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중소기업들이다. 대기업들은 자금담당 외환딜러들의 활약과 막강한 정보력으로 투기장세에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나름대로 갖추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선물시장의 개설로 환율관리에 더욱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너무 걱정은 하지말자. 지금부터 선물시장에 차근차근 준비하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선물시장은 활용하기에 따라서 양약이 되기도 하고 독약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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