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 '틈새시장'으로 분류되는 독일 증시 공략에 나서고 있다.
독일은 유럽 경제의 모범생인데다 수출기업이 많아 유로화 약세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어링자산운용은 판매사가 정해지는 대로 '베어링독일주식형펀드'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에 등록된 펀드를 국내로 들여와 재간접 형태로 운용된다. 대형주는 물론 올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성장주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주목해 중소형주도 다수 편입한다.
베어링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독일의 대표적인 수출 및 내수 기업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성장세가 가파른 중소형주에도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릴 것"이라며 "유로화 약세가 수출 강국인 독일에 유리하고 독일 증시의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유럽 국가들 가운데 낮은 수준이어서 증시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기초자산으로 독일 닥스(DAX)지수를 활용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실제 하나대투증권·KDB대우증권 등은 지난달 DAX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발행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독일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드물었다. 독일주식형펀드(공모형 기준)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도이치자산운용의 '도이치독일주식' 단 하나에 불과하다. 일본주식형펀드 46개, 미국주식형펀드 28개에 비하면 초라한 상황이다. 독일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 워낙 적다 보니 아직까지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도이치독일주식 펀드는 설정된 지 4년이 넘었지만 설정액은 154억원에 불과하다. 하나대투증권이 DAX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 5618회'는 50억원 모집에 1억1,800만원만이 청약됐고 같은 달 16일 발행된 대우증권 ELS 14329회도 애초 30억원을 모집하려 했으나 청약금액은 1억200만원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일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 별로 없고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현재는 그리 활성화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인 독일 증시가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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