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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고] 의료기기산업 지원 확대할때

의료기기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시켜 주는 보건의료 산업의 유망분야다.의료기기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데다 기술집약형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에 고급인력이 풍부하고 제품의 고부가가치 창출이 쉬운 한국 실정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벤처형의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이며 공해 배출이 거의 없는 비공해 산업이어서 21세기를 맞아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들어 우리 나라 의료기기산업의 구조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한국의 의료기기 생산은 지난 60년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주로 소모품 등 기초 의료장비에 치중되어 왔다. 그러나 90년대들어 전자의료기기에 대한 업계 투자가 늘어나면서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에서도 의료기기산업의 중심축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즉 심전계, 환자감시장치, 전기수술기, 초음파영상진단기, 인공신장기, CT, 온열치료기, 마취기 등 각종 첨단장비들이 선보이면서 전기·전자식 의료기기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하지만 우리 나라 의료기기 산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구조적으로 아주 취약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98년 기준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7개사로 의료기기 생산실적이 있는 411개사중 1.7%에 불과하다. 반면 이들 7개사의 생산규모는 의료기기 전체 생산실적중 34.6%를 차지하고 있으며 고용인원이 200명 이상인 업체는 9개사로 전체 고용인원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소수업체가 차지하는 생산규모 및 고용인원을 고려할때 상대적으로 영세 의료기기 생산업체가 많은 셈이다. 의료기기업체는 최근 국제화·개방화의 가속화로 시장규모가 적은 국내시장마저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경쟁력 배양을 위해서는 기술개발력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 나라 의료기기의 수출은 8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현저한 증가율을 보여왔고 특히 90년대 들어서서는 92년도를 제외하고 매년 두자리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왔다. 그러나 금액면에서 살펴보면 수입액이 수출액을 훨씬 상회하고 있어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즉 94년의 경우 수출액은 1억4700만달러였으나 수입액은 6억 5,100만달러에 달해 5억달러 이상의 수입초과를 기록했으며 97년도에도 5억3,500만달러의 수입초과를 보였다. 98년들어 IMF사태로 수입액과 수출액의 차이가 다소 줄어들었으나 최근들어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수요자와 의료기관의 외제선호의식에서 비롯되며 이는 의료기기의 수입대체화에 최대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동일품목에 대해 국산의료기기와 외제 의료기기를 평가비교해 보려는 노력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개업의가 아닌 종합병원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어 의료기기업계 입장에서는 마케팅 능력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좋은 제품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수입품의 벽을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의료기기 산업의 열악한 환경은 역설적으로는 개발 가능한 분야가 많고 국산화를 통한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할 여지가 많은 분야라는 뜻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업계의 영세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연구개발 지원사업의 확대로 산업기반을 시급히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우수제품의 개발은 수출증대에도 도움이 되므로 업계는 연구개발에 노력하고 정부는 ISO인증, CE마크 획득, FDA 승인 등 선진국 시장 진입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이밖에 업계 차원에서의 홍보전략을 강화해 의료기관을 상대로 국산의료기기 홍보전시회를 개최하는 것도 간접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매년 개최되는 국제 의료기기 전시회는 우리나라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외국제품과 비교해 볼 수 있어 큰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E비즈니스를 통한 영업기반 구축 등 21세기 영업환경에 대응하는 노력도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의료기기 산업의 육성은 산업계의 자체 노력만으로는 해낼 수 없고 산업계 지원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제조와 관련해서는 진입 장벽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의료기기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자생력이 부족한 의료기기 생산업계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김서곤(金西坤) 한국의료용구협동조합 이사장 입력시간 2000/03/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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