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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FTA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칠레간에 자유무역협정(FTA) 가(假)서명이 임박, 처음으로 FTA국가가 된다. 앞으로 본 서명과 국회의 비준 등 절차가 남아있 긴 하지만 축산과 과수농에 대한 논란거리를 제외하고서는 큰 문제가 없어 통과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나라가 지난 1999년 9월 협상개시를 선언한 이래 꼭 3년만에 맺어진 결실이다. 이로써 한국도 중국ㆍ대만과 함께 세계 주요국 가운데 FTA를 체결하지 않은 몇 안되는 국가 군(群)에서 벗어나 외톨이 신세를 면할 수 있게 됐다. 한ㆍ칠레간 FTA 타결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의의가 있다. 우선 경제적 인 효과다. FTA가 정식 발효될 경우 수출은 6억6,000만달러, 수입은 2억6,000만달러의 증대 효과가 각각 발생, 4억달러의 무역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칠레를 교두보로 삼아 중남미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도 기대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남미에서 연간 6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총 무역흑자 규모 120억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수준으로 개척여하에 따라 황금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FTA 타결은 상징성도 적지 않다. 국제적인 신인도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밖에 현재 논의가 진행중인 한ㆍ일 두나라, 또는 한ㆍ중ㆍ일 3개국간 FTA에도 영향을 주어 `동북아 FTA` 추진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정부는 지난주 한국과 ASEAN을 최우선국으로 하는 내용의 `FTA 기본전략`을 발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FTA는 블록화 우려 속에서도 지구촌의 새로운 통상체제 모델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세계는 지금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와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MERCOSUR)ㆍ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 크게 4개 블록의 자유무역지대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미국 주도의 NAFTA와 유럽 15개국의 EU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대표, NAFTA와 EU에 맞서 3극 체제를 유지해 가고 있으나 힘에 겨운 상태다. 일본이 한국과 중국을 손짓하고 있는 진짜 속내인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마다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두 나라는 우리의 가까운 대교역국이다. 문제는 일본이나 중국이 모두 껄끄러운 상대라는 점이다. 특히 일본은 우리의 수출 경쟁국이자 기술력에서 앞선다. 올들어 지난 8월말 현재 대일 무역적자만 하더라도 89억999만달러로 환란후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아직은 뒤져있지만 저가공세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FTA는 선결해야 될 과제도 많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윈-윈 게임`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한ㆍ중ㆍ일 3개국이 공조한다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새로운 시장 질서 재편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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