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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화폐 'K캐시' 무용지물 전락

업그레이 능력없고 해외 신용카드와 호환안돼한국은행이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자화폐사업이 근본적인 결함을 지니고 있어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96년 말부터 「K캐시」라는 전자화폐를 보급하기로 하고 시중은행과 카드사 등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K캐시는 자체 운영체제(COS·CARD OPERATING SYSTEM)를 업그레이드하는 능력이 없어 나중에 기능을 추가하려면 새 카드로 바꿔야 한다. 이 카드는 IC칩이 들어 있는 카드로 장당 단가만 8,000원 이상이어서 수시로 교체해야 하는 불편때문에 실용화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신용카드와의 호환성이 없는 것도 결정적인 결함. 현재 신용카드는 마스타와 비자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어 이들 브랜드의 신용카드와 함께 발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브랜드의 카드 안에 있는 IC칩의 운영체제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K캐시는 표준이 달라 수용이 어렵다. 더욱이 용량상의 문제가 있어 지금의 카드칩 수준으로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이 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은행 관계자는 『K캐시는 국제 호환이 불가능해 화폐기능만을 갖게 될 것』이라며 『K캐시 외에 신용카드를 따로 갖고 있어야 하는 고객은 결국 K캐시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사업을 위탁받아 추진하고 있는 금융결제원측은 『해외 브랜드의 카드기능을 추가하는 데는 용량의 문제가 있다』면서도 『국내용으로 쓸 수 있는 신용카드 기능은 넣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측은 이와 함께 전자상거래에서의 대금결제용으로 쓰기가 부적합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보안이 가장 중요한데 K캐시는 이 부분이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K캐시는 현재 SEED라는 암호화 알고리즘을 추구하고 있는데 정보를 읽어내는 시간문제로 이 가운데 일부 기능만을 사용하게 돼 보안성에 큰 문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은 몬덱스카드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으며 다른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사업에 동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하는 일이라 참가는 하고 있지만 사업성이 극히 불투명하다』며 『한국은행으로서는 이 사업을 지금 중단하면 책임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기석기자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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