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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조기상환 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의 경우 1년전에 발행했던 지수형 ELS 모두가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내면서 조기상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서울경제신문이 4일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지난해 2월 발행한 ELS의 조기 상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지수형 ELS 59개 중 50개가 연 10% 안팎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이 -0.64%로 아직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성적이다.
주요 증권사 중에는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지수형 ELS가 100% 조기상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8월 코스피지수가 1,640선까지 하락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낮췄거나 손실 가능성을 없앤 안정형 ELS를 주로 발행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철규 우리투자증권 상품지원부 차장은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원금 손실 조건을 없애거나 손실 가능성을 대폭 낮춘 지수형 ELS와 낙폭과대 우량주로 구성된 고수익형 ELS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지난달 조기상환자금 1,614억원이 전액 ELS에 재투자됐고 200억원 상당의 신규 자금이 ELS 상품에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국내 증시가 당분간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조기상환에 나서는 ELS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기상환형 ELS는 일반적으로 3~4개월 혹은 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조건 충족 여부를 평가해 그 시점의 주가가 최초 기준주가의 90~95% 이상이면 수익률을 확정하고 투자자금과 수익률을 조기에 돌려준다. 여기에 스텝다운 구조가 합쳐지면 조기상환평가 시점마다 상환 조건이 5~10%포인트씩 낮아진다. 전문가들이 ELS의 조기상환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도 최근 스텝다운 구조가 결합된 상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지수가 급락하면서 지수형 ELS의 인기가 높아진 것과 달리 최근에는 낙폭 과대 우량주나 상승장에서 소외된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수형 가운데서는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구간인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를 35~40%수준으로 낮춘 상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녹인배리어가 35%인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65% 하락하더라도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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