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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유급제 전환 시급
입력2003-07-15 00:00:00
수정
2003.07.15 00:00:00
우리나라 지방의원의 무급제에 대한 외국 지방의회 의원들은 한결같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방의원직이 무보수라면 당연히 생계유지를 위해 낮에는 의원들이 각자의 생업에 종사해야 하고, 의정활동은 남들이 쉬는 밤에나 해야하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나라 의원들은 넉넉한 월급에 전문 보좌관까지 두고 의정활동을 하는데 우리나라 지방의원들은 돈도 안 받고 그것도 혼자서 의정활동을 해내니 말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는 우리 지방의회가 기본적인 의정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기초적인 제도마저 마련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일컬어지는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지 만 11년을 맞고 있으나 우리의 제도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도 못 미친 듯하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에게 보수를 주는 제도조차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척박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동안 먼 나라 이야기처럼 요원하게만 받아들여졌던 지방의원
유급제 시행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 못지않게 지방정부도 행정이 복잡, 다양해지고 전문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지방의원 무급제는 의정활동의 전문화가 요구되는 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유급제의 근본취지는 진정한 프로정신을 갖춘 참신한 인물의 지방의회 진출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합당한 값을 지불하고 수준 높은 의정활동을 기대하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당장 국민의 세금부담이야 다소 늘겠지만 결국 더 나은 지방자치 구현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이나 생활수준을 높이게 될 것이다. 또 유급제 실시는 그동안 심심찮게 불거져온 지방의원 자질시비나 의원들의 비리문제 등을 해소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정한 프로 의원이 되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소신껏 일하기 위해서는 지방의원의 유급제는 반드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박주웅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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