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중국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품목 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의 상품시장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개방 품목을 정하는 2단계 협상이 올해 말 시작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5일 중국 웨이팡에서 개최된 한중 FTA 7차 협상에서 양국이 1단계 협상기본지침(모델리티)에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5월 1단계 협상이 개시된 지 1년4개월 만이다.
한중 FTA는 양국 간 민감한 교역구조를 고려해 1단계에서는 시장 개방을 하지 않는 초민감 품목의 범위를 정하고 2단계에서는 개별 품목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양국은 1단계 협상에서 품목 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의 자유화율(관세철폐 비율) 수준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품목 수 기준 10%가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돼 시장 개방에서 제외된다. 중국과의 전체 교역품목 1만2,000여개 중 1,200여개가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 정부는 초민감 품목에 농수산물을 최대한 포함시킬 방침이다.
양국은 또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문제를 2단계 협상에서 본격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문제가 합의되면 중국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이 가능해지고 개성공단 국제화에 기여할 수 있다. 서비스ㆍ투자 분야에서는 내국민 대우, 투자자국가소송(ISD) 등이 모두 협상 대상에 포함되고 지식재산권ㆍ전자상거래 분야 등도 논의 대상에 오른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2만2,000개 우리 법인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한중 FTA의 자유화율은 한미나 한ㆍ유럽연합(EU) FTA에 비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한미 FTA는 사실상 100%에 가깝게 시장을 개방했다. 이에 따라 한중 양국이 앞으로 개별 품목 협상에서 자국 시장 보호에 급급할 경우 실질적인 개방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