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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두산중공업)의 입찰금액을 낮춘다고 억지로 협력사의 이익률을 떨어뜨리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협력사를 도와 원가 경쟁력을 높여 수주에 성공할 때 진정한 동반성장이 가능하죠." (장문조 두산중공업 동반성장추진팀장)
지난해 6월 경남 김해의 산업기계·형상가공 업체 금광테크에 두산중공업의 가공·품질 부문 기술 명장과 컨설팅 전문가 등 10여명의 '특공대'가 투입됐다.
이들의 목표는 금광테크의 원자력발전소용 열교환기 뚜껑(헤드) 가공비용 절감.
당시 중국이 발주한 열교환기 수주를 따내기 위해 두산중공업은 입찰가를 최대한 낮췄다. 엔화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업체들을 제치기 위해서다. 두산중공업은 헤드를 개당 4,000만원에 모두 16개를 가공해 줄 협력업체를 찾았는데 국내 업체들은 5,000만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중국 협력업체를 고르자니 품질 저하가 우려돼 고민만 깊어지던 때 금광테크가 해보겠다며 손을 들었다. 두산중공업과 금광테크는 바로 전담반을 꾸려 원가절감에 돌입했다. 원가절감의 핵심은 생산시간 단축으로 금광테크의 경우 작업일 하루를 줄이면 150만원을 아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담반은 공정개선과 불량률 감소를 주목표로 삼았고 더불어 정교한 견적 산출과 영업조직 체계화 등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가공방법의 난이도를 분석해 최적의 작업순서를 다시 정하고 작업마다 기술미팅을 열어 설계자와 작업자 간 의사소통을 확대하며 차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30일부터 작업을 시작한 첫 헤드 제품 가공에는 모두 182일이 걸렸는데 한 달 뒤 시작한 두 번째 제품부터는 14일 줄어든 168일이 소요됐다. 금광테크의 불량발생 건수는 지난 2013년 45건에서 2014년 32건으로, 관련 손실액은 4,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두산중공업 협력사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가 종료된 지난해 10월 금광테크의 헤드 제조원가를 계산해보니 5,5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무려 27%나 낮아졌다.
5일 금광테크 본사에서 만난 박민영 금광테크 총괄이사는 출하를 앞둔 마지막 헤드 두 개를 가리키며 "헤드 납품은 끝나지만 회사 전반의 원가 경쟁력이 높아져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힘찬 어조로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2017년까지 열교환기 헤드 물량을 모두 금광테크에 주문하기로 약속했다.
장 팀장은 "이번 프로젝트로 수주가뭄 속에서 두산중공업도 일감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일본 업체와의 수주 경쟁에도 유리해진 만큼 협력사와 윈윈 모델을 만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올 상반기에도 진영TBX·킴스엔지니어링·대영기계·성현 등 4개 협력사에 대한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4곳을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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