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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베게트의 실험극
입력2003-10-30 00:00:00
수정
2003.10.30 00:00:00
김현수 기자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가로 익숙한 사뮈엘 베케트의 작품이 폭 넓게 무대에 오른다.
극단 미학은 11월9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베케트가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게임의 종말`을 공연하고, 극단 피악은 11월2일까지 홍대 창무포스트극장에서 후기작 두 편을 묶은 `발소리 독백 한마디`를 선보인다.
부조리극의 전형을 드러내는 초기작과 한결 평이하게 삶에 다가가는 후기작이 나란히 공연되는데다, 그 형식도 원작 문법을 고스란히 따른 정극과 신체 언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실험극으로 대비돼 눈길을 끈다.
극단 미학이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게임의 종말`은 베케트가 `고도를 기다리며`를 발표한지 4년 후인 1956년에 쓰여진 작품.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 삶과 죽음의 양극 개념이 `고도…`에서보다 정교하고 진하게 드러난다고 평가받는다.
높이 달린 창 두 개로만 세계를 내다볼 수 있는 폐쇄성 짙은 무대에서 몸이 마비되고 눈까지 먼 햄과 그의 노예 클로브, 햄의 늙은 부모인 나그와 넬이 무의미하게 지껄이는 대사로만 극은 진행된다.
극단 대표 정일성 씨가 번역.연출했다. 미국 오비연극상과 뉴욕드라마클럽 특별상을 수상한 장두이 씨를 비롯 장우진 김동일 여세진 등이 출연한다. (02)763-1727.
극단 피악이 11월2일까지 홍대 창무포스트극장에서 공연하는 `발소리독백 한마디`는 각각 베케트의 후기 소품인 `발소리`와 `독백 한마디`를 하나로 묶은 작품이다. 베케트의 희곡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해 다양한 신체 움직임으로 풀었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극단 대표 나진환이 무용을 연극적으로 수용해 만든 독특한 극형식 `Theater-Dance`의 형태. 신체 언어가 가질 수 있는 해석의 어려움을 함축적이고 시적인 대사와 익숙한 음악으로 보완했다. 연출 나진환. 안무 서미숙. 김유리 문욱일 장미영 정금형 등 출연. (02)546-4384.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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