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손발이 안 맞네….’ 현대자동차가 노사 간 엇박자 때문에 미국 자동차 시장 공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침체에 빠진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소형 차종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지만 노조의 잇단 파업과 잔업거부로 물량공급에 애로를 겪고 있다.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5일 “고유가로 최악 상황으로 치닫는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네시스의 본격적인 판매를 계기로 현대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중소형 차 판매량을 늘리는 ‘쌍끌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는 오는 25일 미국 론칭 광고를 앞두고 미국시장에서 이미 649대가 팔리는 등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현지의 유력 자동차 매체에서 제네시스를 소개하는 기사가 잇달아 다뤄지면서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났기 때문으로 현대차는 보고 있다. 프리미엄 차인 제네시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그동안 미국시장에서 중저가로 취급돼온 현대차의 이미지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를 적극 활용해 아반떼ㆍ베르나 등 중소형차를 집중 마케팅함으로써 침체에 빠진 미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문제는 아반떼와 베르나 등 중소형차종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는데 노조의 파업으로 물량공급이 여의치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지난달 현대차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선적한 물량은 6만302대로 한달 전보다 41.2%나 줄었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아반떼와 베르나는 각각 55.4%, 33.3%나 감소했다. 노조의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미국 현지 재고 물량이 있어 당장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지만 임협 지연으로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이달 말이나 다음달부터 현지 판매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부터 임협을 재개했지만 노사 간 의견차이가 워낙 커 당장 성과가 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금속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현대차 지부 등에 부분파업 지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만약 이달에도 현대차 노조가 부분파업 등을 벌여 생산차질이 빚어질 경우 미국시장은 물론 러시아ㆍ중남미 등 여러 곳의 마케팅에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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