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받는 국민연금액을 늘리려고 연금 타는 시기를 늦추거나 60세 이후에도 계속 보험료를 내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1949년 10월생인 A(서울 강남구)씨는 만 60세 되던 2009년 국민연금 받는 시기를 5년 미뤄 당초 130만여원이던 월 연금액을 173만여원으로 32.8% 불렸다. A씨는 국민연금이 도입된 1988년부터 약 21년간 보험료를 내 60세 생일 다음달인 2009년 11월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장 연금이 절실한 상황도 아니어서 국민연금공단에 월 연금액을 5년간 30%(연 6%) 늘릴 수 있는 연기연금을 신청했다. 가산율이 2012년 7월부터 연 7.2%로 올라 지난해 11월 총 32.8%, 43만원가량 불어난 첫 연금을 받았다. 이달부터는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반영돼 1.3% 오른 175만여원을 탄다.
연기연금 재테크 덕분에 A씨는 국민연금 최고액 수령자가 됐다. 지난해 연금을 받은 375만명, 27년간 한번이라도 연금을 받은 1,339만명 가운데 최고다. 1988년부터 2013년까지 26년가량 최고액 보험료를 내고 61세가 된 지난해 월 147만원의 연금을 받기 시작한 B씨(1953년생)보다 26만원 많다.
연 2%대 금리의 정기예적금 상품을 찾기 힘든 요즘 연 7.2%, 5년간 36%의 연기연금 '확정이자율'은 꽤 매력적이다. 올해 61세가 돼 첫 국민연금을 받는 1954년생은 물론 기존 수급자도 1~5년 또는 수개월 단위로 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현행 제도는 전액 연기만 가능해 신청자가 연간 8,000명을 밑돌지만 오는 7월 29일부터 일부(50~90%) 연기도 가능해져 신청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청은 딱 한 번만 가능하다. 일찍 사망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연기기간 중이라도 국민연금공단에 연금지급을 신청하면 월 0.6% 불어난 연금을 다음달부터 받게 되니 걱정만 할 일은 아니다. 1955~1956년생도 1~2년 뒤 61세가 되면 국민연금을 받거나 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노후설계를 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은 18세 이상 60세 미만이다. 그런데 60세 이후에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임의계속가입자가 2010년 12월 4만9,381명에서 지난해 16만8,033명으로 240%나 증가했다. 연금을 탈 수 있는 최소가입기간 10년을 못 채웠거나 채웠더라도 더 많은 연금을 받으려는 이들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이해도와 신뢰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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