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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주인 어디 없소”/7월 8일 매각 입찰
입력1997-05-30 00:00:00
수정
1997.05.30 00:00:00
한상복 기자
◎대부분 기업 “인수의사 없다” 부정적/현대는 “설명회도 참석않겠다” 견지/파격 지원 보장때까지 진전 없을듯오는 7월8일로 예정된 한보철강 입찰을 앞두고 기업들이 물밑 탐색전 속에 저마다 『한보를 인수할 의사가 없다』며 발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과 LG 대우를 비롯한 주요그룹들이 외견상으로는 한보인수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그룹은 7월1일의 입찰설명회에 조차 참여치 않겠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동국제강과 강원산업을 비롯한 철강업체들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보를 공동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포항제철의 참여없이는 어렵다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철 역시 입찰에 참여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관제철소 건설이나 운영의 경험이 없는 전기로업체들이 컨소시엄을 이루더라도 코렉스나 미니밀의 기술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포철이 일정부분 참여하지 않는 이상 공동인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그룹들은 『은행이 부르니까 입찰설명회에 참석은 하겠지만 입찰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보철강 인수기획단은 삼성 현대 LG 대우 선경 포철 쌍룡 기아 롯데 한진 한화 동아 금호 동국제강 대림 한솔 동부 강원산업 등 18개 기업을 인수후보기업으로 선정, 지난 26일 이들 기업에 입찰설명회 참석을 요청했다.
업계는 일부 기업이 7월8일의 공개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있지만 예정가격에 턱없이 모자라는 응찰가를 써내거나 아예 응찰을 하는 업체가 없어 자동유찰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현대가 무대위로 올라오지 않는 한 한보철강 공매는 별 진척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현대는 『우리가 하려는 사업은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소여서 코렉스 방식인 당진제철소에는 관심이 없다』는 기존입장을 아직까지는 고수하고 있다.
현대가 이처럼 늑장을 부리자 은행권은 몸이 달아있다. 한보 채권은행단은 현대에 고로진출의 길을 터줌으로써 한보를 현대에 넘겨야 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모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 발뺌이 「한보철강의 값을 후려치기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통상산업부 관계자는 『코렉스의 생산원가가 고로제품 생산원가에 근접했으며 포철의 조업기술 개발성공을 통해 코렉스의 경제성이 이미 입증됐는데도 현대가 코렉스에 흠집을 내는 것은 한보를 싼값에 인수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보철강의 제3자 인수는 현대가 방향을 바꾸거나 정부와 금융권이 인수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을 때까지는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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