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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구려사 왜곡' 시정 거부
입력2004-08-07 09:23:54
수정
2004.08.07 09:23:54
"문제 될것 없다" 우리측 요구 반박…외교적 긴장 고조
중국 정부가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우리의 시정요구를 사실상 거부, 양국간 외교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민족사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우리측과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중국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요구는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의 고구려사 부분 원상복구와 함께 고구려 유적이 있는 동북3성 지방 당국의 왜곡 행위, 국립대학 출판물의 왜곡 내용 시정 등 3가지다.
중국을 방문 중인 외교통상부 박준우 아·태국장은 6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외교부를 잇달아 방문, 정부의 요구를 전달했지만 성의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중국측은 되레 우리측의 요구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측은 홈페이지에서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의 역사를 전부 삭제한 것과 관련, “성의를 갖고 고심 끝에 한 결과임을 인식해달라”고 번복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방정부 및 대학 출판물의 역사 왜곡 시정 요구에 대해서도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정부는 중국 정부가 공공연히 역사 왜곡에 개입하면서도 이를 시정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후속 대응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국장이 귀국하는 7일중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후속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정부 내에서는 주중대사 소환이나 대(對)중국투자 일시 중단 등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정부 당국자는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중국측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대응 수위다. `중국측의 반응에 따라 단계별로 대응한다'는 원칙은 있지만 이번 일로 외교적 갈등을 심화시키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북핵 문제나 탈북자 문제, 교역 등 굵직한 고려 요소들이 널려 있다.
이들 현안은 모두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중요하며 중국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정부의 고민이 있다. 북핵문제만 하더라도 중국의 중재 역할 때문에 해결의 조짐을 보였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정부가 `조용한 해결'을 모토로 하고 있는 탈북자 문제 역시 중국측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북핵문제 등 동북아 지역 현안과 이번 고구려사 왜곡 사태를 분리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분출하는 국민감정과 왜곡을 시정하려는 의사가 없는 중국 정부 사이에서 정부가 선택할 방도는 많지 않아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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