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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절이 다시 왔다

◎일본 수출기업들은 엔화약세를 반기고 있고 미국은 일본 주식회사의 복귀를 우려하고 있다일본소비자들은 90년대초에 대한 추억에 잠시 빠질 수 있다. 당시 초엔고는 상점과 매장에 잔치분위기를 연출했다. 슈퍼마켓들은 재빨리 『엔고를 활용하자』는 신호를 번뜩이며 미제 평상복과 프랑스제 치즈를 진열대위에 가득 들여 놓았다. 그러나 수출기업들은 그때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엔화표시 해외수입이 격감하고 이익이 증발하던 꼴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가 지난 95년 4월 80엔으로 정점에 이른후 급락세로 반전, 올 2월중순에는 1백25엔으로 떨어졌다. 엔화가 다시 하락함에 따라 대미 자동차수출은 지난 1월 증가했고 일본의 무역흑자는 다시 확대일로에 있다. 이같은 사실을 인식,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방일했을때 지난 95년 타결된 미일자동차협정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심하라. 엔화약세로 수출은 회복세를 타고있으나 수년간이나 엔고 대응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일본은 외국인들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습관을 익히게됐다. 외국제품을 사고 해외공장을 건설하게 된것이다. 쇼핑객들은 일제를 사야한다는 좀스런 사고방식을 버리고 「리바이스」, 「카멤버트」의 맛을 익히게 됐다. 또 외제수입으로 성장한 상당수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이익감소를 감수하는 일본의 전통적 상관행을 답습, 외제와 국산의 격차를 거의 흡수하게될 것이다. 일본맥주는 그롤시, 기네스 및 쿠스를 수입, 95년까지 연간 15% 성장했다. 일본은 현재 TV 순수입국이다. 대부분의 TV는 일본상표를 달고있으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생산된다. 자동차회사들의 해외공장생산대수는 국내공장 수출대수보다 많다. 자르딘 플레밍증권 동경 지점의 리처드 워너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엔고라는 훈련프로그램을 졸업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치다 회장의 기업과 같은 수입전문회사들은 엔화약세로 타격을 받고있는 반면 방대한 해외시장을 가진 기업들은 해외매출이 급증, 희열을 만끽하고 있다. 소니는 3월말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수익이 20% 늘어나 사상최고치인 3백70억달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1달러 하락할 경우 이익이 2천5백만달러 늘어나는 혼다의 경우 이익이 19억달러로 3배 늘어날 전망이다. 다이와연구소는 달러당 1백23엔의 엔화환율에서 기업이익이 내년에 15.7%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달러당 1백13엔을 기준으로 나온 지난번 추정에서는 8.7% 증가에 불과했다. 문제는 수출급증이 또 다시 무역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섬유, 반도체 그리고 물론 자동차 분쟁을 기억하는가. 그같은 분쟁의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도요타의 1월 대미 수출량이 2배이상 늘었다. 그리고 일본의 무역흑자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젠 중요한 차이가 있다. 일본기업들 대부분의 장기 목표가 현지생산체제를 갖춰 환리스크를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부장관은 달러가치가 1백23엔을 보이던 21일 『강한 달러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된다』며 아직까진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같은 느슨한 자세는 근본적으로 일본경기가 약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은행은 95년 9월부터 재할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로 유지해야만 했다. 그 한가지 이유는 지난 80년대 부동산 거품경기 당시 수조엔의 부실채권을 떠안게 된 은행들을 돕기 위해서다. 또 다른 이유는 소비를 촉진시켜 경기를 불황에서 빠져나오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10년 만기 미국채의 수익률이 6.4%인 반면 일본 장기 국채 수익률은 2.4%에 불과하다. 일본 장기신용은행의 키우치 다카시같은 경제학자들은 무역흑자가 되살아나면서 엔화가치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는 『최근의 무역호조를 근본적인 경기요건으로 설명할 수 없다. 나는 엔화가치가 최저점을 지났고 곧 반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은 계속해서 대규모로 자본이 해외로 유출, 13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당분간 그들은 현재의 환차익을 즐길 것이다. 노무라 연구소 경제학자 리차드 쿠는 『기업가들은 무역흑자에 신경 안쓴다. 돈 버는 것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고 말한다. 그들은 돈 버는 일에 몰두한 나머지 과거 수출열기가 야기시켰던 힘든 시대를 잊는 것에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동경/세바스천 모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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