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苦盡甘來)’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의 벽’에 사실상 올라 선 것은 자동차의 본고장에서도 이제 세계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점유율 3%’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줘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도요타의 경우 과거 미국시장에서 3%대의 점유율을 넘어선 후 탄력을 받았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지난 1986년 국산 모델인 엑셀을 앞세워 미국시장의 문을 두드린 무려 20년만에, 그것도 환율과 유가 등 악화된 경영환경과 비자금 사건 등 온갖 악재를 이겨내고 이룩한 성과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그러나 위기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10년 10만 마일 보증’이라는 모험에 가까운 시도까지 하면서 품질향상에 주력했고 그 결과 2000년대 들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대열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난해 첫 가동을 시작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미국시장에서의 인지도와 판매량을 급속히 늘리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장점유율 3% 진입을 목전에 둘 수 있었던 데는 이 곳에서 생산되는 쏘나타를 비롯 신형 싼타페, 그랜저(수출명 아제라) 등 ‘3총사’의 역할이 가장 컸다. 월 3,000대 안팎 판매됐던 신형 싼타페가 지난달 두 배가 넘는 6,156대나 팔렸고, 지난해 월 1,000대 수준에 그쳤던 그랜저 역시 6,000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게다가 영원한 베스트 셀러 쏘나타 역시 꾸준히 월 1만대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들 3개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량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시장점유율 3%의 벽은 물론 그 이상의 성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현대차 뿐만이 아니다. 기아차 역시 미국 시장점유율이 연초 1.6%에서 지난달 1.8%로 올라서 현대ㆍ기아차를 합친 시장점유율(4.76%) 역시 5% 돌파가 머지 않았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99년 1%를 처음 돌파했으며 이후 불과 2년 만인 2001년 또다시 2% 벽을 넘어서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5월 기준 주요 글로벌 메이커들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GM이 22.7% 가장 높고 이어 포드(18.6%), 도요타(15.8%), 다임러크라이슬러(14.3%) 혼다(9.5%) 닛산(5.8%) 등의 순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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