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클래스를 향하여] 동국제강 IT분야로 영역 넓히기 '잰걸음' 유일전자 인수후 삼성전자와 긴밀 협력철강중심 사업 50년만에 대변신 시도3년째 최대실적…브라질에 공장 설립도 김상용 기자 kimi@sed.co.kr 지난 6월 9일. 동국제강은 휴대폰 키패드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전자 인수했다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당시 재계 주변에선 철강사로 줄곧 성장해온 동국제강이 느닷없이 전자통신 부품업체를 인수했다는 점에 어리둥절해 했다. 특히 동국제강이 선택한 M&A(기업 인수 및 합병) 방식은 오픈마켓에 나온 매물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사를 통해 1대1로 비밀리에 진행시켜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더더욱 뉴스거리가 됐다. 지난 54년 조그마한 철선 제조회사로 출발해 만 50년을 넘어선 동국제강그룹이 지천명(知天命)의 대야망을 위해 변신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철강 중심의 사업기반을 과감하게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하는 것. 유일전자 인수는 동국제강이 세상을 향해 변신하고 있음을 선언한 첫 사례다. 당시 동국제강의 유일전자 인수 소식에 철강관련업체들도 놀랐지만 정작 가장 놀랐던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는 동국제강이 유일전자 인수를 선언한 이후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야 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휴대폰업체로서 부품업체와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만큼 유일전자에 대한 납품비중을 줄여야 하나를 놓고 숙의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 이날 회의에서 삼성전자 임원들은 한결같이 동국제강이 왜 유일전자를 인수했는지에 설왕설래 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 측에선 동국제강에 인수된 유일전자가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휴대폰 부품을 조달해줄 수 있을 것인지, 또 품질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 심사숙고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차하면 거래규모를 줄일 움직임이었죠.” (K상무) 동국제강은 삼성전자가 생각보다 예민하게 반응하자 부랴부랴 ‘전자부품 사업에 대한 동국제강의 비전과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자통신 부문에 새롭게 진출한 동국제강 그룹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비전과 의지에 대해 삼성전자가 충분히 공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54년 고(故)장경호 회장이 한국특수강을 인수하면서 시작된 동국제강그룹은 지난 2002년 3세대 경영인인 장세주 회장체제 출범으로 제2의 창업을 맞이했다. 장 회장체제 출범직후 그룹 매출 2조9,174억원을 시작으로 2003년의 3조6,043억원, 2004년 4조8,482억원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구가했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룹의 기반인 철강사업 강화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이 올해 철강분야에서 주력하는 것은 브라질 합작공장(연산 150만톤 규모의 슬래브 생산). 이 합작 공장을 통해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동국제강은 연내에 브라질 공장을 착공할 경우 오는 2009년부터 생산되는 슬래브중 절반인 75만톤을 저가에 들여오게 된다. 나머?75만톤에 대해서도 우선협상권을 확보해 놓은 상태. 한편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은 유일전자에 만족하지 歌?IT기업을 추가 인수해 IT부문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철강기업인 동국제강을 위해 설립 추진중이던 기술 연구소 역시 철강에만 국한하지 않고 IT부문까지 함께 포함해 명실공히 그룹내 R&D센터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동국제강에 편입됐다는 소식으로 국내외 거래선으로부터 냉담한 반응에 시달렸던 유일전자는 최근 해외 휴대폰 업체인 BㆍC사로부터 대규모 납품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시간 : 2005/10/2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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