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로 전락한 중국펀드에 볕이 들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중국펀드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백조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중국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5.28%로 북미나 유럽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인 4.81%와 3.0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인 2.40% 보다 두 배 높은 수치다. 상품별로 보면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자(주식-파생재간접)종류A’가 최근 한 달간 15.03%의 수익률을 나타냈고 ‘JP모간차이나자(주식)A’와 ‘피델리티차이나자(주식)종류A’도 각각 9.56%와 8.75%의 수익률을 보였다. 연초 이후 7,800억원 이상이 빠져 나가는 등 환매 대상이 돼버린 중국펀드가 모처럼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 주식형펀드의 높은 수익률은 중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율이 지난 4월 대비 각각 개선되고 고정투자 증가율의 둔화 속도가 진정되는 등 연초 이후 처음으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기존 예상과 달리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ㆍ4분기에 비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민구 NH농협증권 연구원도 “5월 중국 실물경제지표가 반등한 것은 3월부터 이어진 연이은 경기부양책이 5월까지 반영됐기 때문”이라면서 “연이은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중국 경제는 올해 1ㆍ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중국경기 전망과 중국펀드 수익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중국 펀드가 부활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국펀드의 경우 당분간 수익률 상승은 예상되지만 각 펀드별 특성을 고려해 선별적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뚜렷이 개선됐다기보다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정도”라면서 “최근 수익률이 개선됐다고 본격적으로 투자하기에는 아직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김영조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회복 전망에 중국펀드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지수형보다는 종목이나 업종, 그 중에서도 소비, 내수, 정보기술(IT) 업종이 포함된 펀드만 상승하고 있다”면서 “내수 업종을 담은 펀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내수 업종이 담긴 펀드로 교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실제 최근 중국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상품 중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면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자(주식-재간접)종류A’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2(주식)종류A’, ‘KTB중국1등주자[주식]종류A’ 등 중국 소비재 및 내수 업종이 포함된 상품의 수익률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또 “레버리지펀드 수익률도 높지만 변동성이 높은 시장 특성상 투자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면서 “내수ㆍ소비재 업종이 포함된 펀드 중 최근 1년간 성과가 좋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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