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나는 물가 기는 봉급 "장보기 겁나요"

기름값서 자장면·세탁비까지 줄줄이 올라…한나절 쇼핑에 3개월전보다 23% 더 들어

“집을 나서기가 두렵습니다.” 요즘 주부들은 날마다 뛰는 물가로 장보기나 외식을 꺼리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 7월부터 대중교통 이용료가 크게 상승한 데 이어 농산물과 공산물은 물론 세탁비ㆍ기름값 등도 줄줄이 올라 ‘움직이면 돈’이라는 말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양시 안양1동에 사는 주부 최은자(36)씨도 한숨이 나오기는 마찬가지. 3일 초등학교 1학년과 2살배기 딸 둘을 둔 최씨의 장보기를 따라 나섰다. 최씨의 6월 가계부와 대비해 100여일 만의 물가변화를 추적해봤다. 최씨는 일요일 아침 모처럼 늦잠을 자는 남편을 재촉해 오전11시께 집을 나섰다. 두 아이를 씻기고 아침을 먹이느라 분주했던 최씨는 일단 집 근처 세탁소에서 추석 전에 맡겨둔 남편의 양복 두 벌을 찾았다. 양복 한 벌 세탁비가 6,000원으로 추석 전의 5,000원보다 20%나 올랐다. 세탁소 주인은 최씨에게 “기름값과 인건비 등이 너무 올라 어쩔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아이들을 태우고 남편의 승용차로 근처 대형 백화점에 들어선 시간이 오전11시 40분. 최씨는 추석에 마련해둔 음식이 거의 떨어져 우선 지하 식품매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 배추 2포기를 고르니 9,960원. 장마철에 비해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6월의 포기당 3,500원보다는 많이 오른 셈이다. 아이들 식사에 빼놓을 수 없는 달걀 1판 가격이 5,400원(900원 상승), 우유 1ℓ들이 3개는 4,950원(1,050원 상승)이었다. 저녁 때 가족들끼리 먹으려고 돼지고기를 한 근(600g) 샀는데 1만1,880원으로 6월의 9,480원보다 크게 뛰었다.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 꽃상추 가격은 1근(400g)에 3,560원으로 6월 가격과에 비교해 큰 차이는 없었다. 과일을 고르니 사과 한 개에 3,500원으로 부담이 많이 된다. 한참을 망설이던 최씨는 눈을 질끈 감고 5개들이 1봉을 집어 들었다. 백화점에서 나와 오후1시 인근 주유소에 들어섰다. 최씨네는 경유를 사용하는 레저용 차량(RV)을 타는데 경유값은 6월 1ℓ당 893원에서 1,039원으로 급상승했다. 40ℓ를 넣으니 4만1,560원이 들었다. 한숨을 내쉬며 주유소를 나서니 큰아이가 자장면을 먹고 싶다고 졸라댄다. 오후1시30분께 아파트 상가 내 중국집에 들어가 네 식구가 자장면 세 그릇을 시키니 1만500원. 6월에는 한 그릇당 3,000원씩 했는데. 중국집을 나와 상가 제과점에 들러 도너츠를 집었더니 개당 600원하던 가격이 800원으로 뛰어 있다. 집에 돌아온 최씨가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3시간 반 외출에 12만1,310원이 들었다. 6월 가계부와 비교해보니 그때의 9만8,160원보다 23% 이상이 더 들었다. 최씨는 “남편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계속 올라 장볼 때마다 고심하게 된다”며 “올 겨울에는 기름값이 더 오른다는데 살림살이가 제대로 될지 불안감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