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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11/플래어 스택은 안전장치(이야기 산업)
입력1997-07-29 00:00:00
수정
1997.07.29 00:00:00
민병호 기자
◎100m높이 굴뚝에서 큰 불기둥 치솟아/각종사고 방지 “주전자 뚜껑의 소구멍”석유화학공장을 지나다 보면 불이 붙어있는 1백여m의 높은 굴뚝을 볼 수 있다. 지난 4월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는 밤하늘을 훤하게 밝힐 정도의 큰 불기둥이 솟아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굴뚝은 공해배출의 주범인양 낙인찍혔다.
플래어 스택(Flare Stack)이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그러나 실제로는 환경에 그리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환경오염과 엄청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다.
석유화학공정은 액체나 기체를 다루기 때문에 바늘구멍보다 작은 틈도 허용되지 않는 밀폐식공정이다. 이 공정속에서는 석유유분을 뜨겁게 가열하고 응축시키는 과정이 반복한다. 이 때 응축되지 않고 남아있는 일부 가스성분을 따로 모아둘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장치가 바로 플래어 스택이다. 주전자나 냄비등의 두껑에 증기를 분출할 수 있는 작은 구멍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플래어 스택 상단에는 버너와 뜨거운 증기분사장치를 달아 분출되는 가스를 1백% 연소시켜 공중으로 내보내게 된다. 굴뚝에서 불꽃이 타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가스를 대기중에 그냥 내보내면 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래어 스택의 진가는 화학플랜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휘된다. 화학공정에서 예고없는 정전이나 기계장치의 고장등으로 냉각장치가 가동하지 않으면 공정내 압력이 급상승해 폭발할 위험이 있다. 이때 회사는 막대한 경제적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플래어 스택을 통해 대량의 가스를 분출할 수밖에 없다. 시뻘건 불기둥이 하늘을 뒤덮는 것은 이런 경우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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