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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학 CIO, 경제 펀더멘털 탄탄해 단기 변동에 그칠듯
오이겐 뢰플러 대표, 보유외환 등 안정 수준 증시하락 때 분할매수를
권영선 이코노미스트, 각국 건전성 규제 강화… 글로벌위기 가능성 낮아
5일 코스피지수가 4.47포인트(0.24%) 오른 1,891.32포인트로 마감했다고 해서 설 이후 몰아친 주요2개국(G2) 쇼크가 끝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잠시 빗발이 약해졌을 뿐이다. 궁금한 대목은 이번 세계적인 금융불안이 국내 증시에 언제까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다.
한국통으로 알려진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 최고투자책임자(CIO·전무), 오이겐 뢰플러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트자산운용 투자부문 대표, 권영선 노무라금융투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융 불안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 추세와 내수 회복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굳건한 경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신흥 시장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수에 나설 것을 권했다.
박 전무는 "이머징 마켓 중심의 증시 변동성은 기본적으로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만성적인 적자 상황에 있던 국가를 중심으로 발생했고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단기에 해결되기는 어려워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는 현상은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주식시장도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주가 지수의 밸류에이션이나 기본 펀더멘털 그리고 올해 경제성장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중기적으로 이머징 마켓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뢰플러 대표도 이에 동의했다. 뢰플러 대표는 "전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유지된다면 장기적으로 주식 투자는 여전히 양호하다"며 "한국은 신흥 시장의 위험으로부터 상당 부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는 투자자는 신흥 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경제 여건이 양호한 국가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고 외환 보유액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이러한 신흥 시장 내 포트폴리오 조정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전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과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로 재연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5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를 언급한 후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15~20% 정도 하락했는데 환율이 이처럼 탄력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시장의 자동 조정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신흥국이 금리인상이라는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고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각국이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며 레버리지 비율도 상당히 낮아져 위기의 전염 효과가 과거에 비해 줄었다"며 "최근 신흥국의 위기가 전세계적인 위기로 전환될 가능성은 없다"고 확신했다.
뢰플러 대표도 "과거의 금융위기와 현재의 금융불안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다"며 "과거 아시아 금융위기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국가가 변동 환율제, 높은 외환 보유액, 지역 통화 채권 시장의 성장으로 낮은 외채 의존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해서도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제조업 지표가 크게 하락했지만 추운 날씨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며 "제조업 지표를 제외한 소비 관련 지표 등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경기 회복 방향성이 바뀌는 것으로 보기는 무리"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중국에 대해서는 "시장이 제조업 지표 부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신용팽창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지표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최근 신흥국 경기 둔화보다는 선진국 경기 회복의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의 저부가가치 수출이 줄어든 부분을 선진국의 고부가가치 수출이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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