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표된 삼성그룹 정기 인사에서는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을 비롯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구조조정본부 수뇌부들이 대부분 제자리를 지켰다. 이는 삼성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해 그룹 전체조직의 결속력을 계속 공고히 나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계속된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반 삼성’ 공세 속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구조본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실제로 삼성 구조본은 지난해 ‘고대사태’와 ‘안기부 X파일’ ‘금산법 개정’ 등 잇단 대형 악재 속에서 ‘기업 본연의 역할’ 강조와 ‘국익론’ 등을 통해 적절히 대응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최측근인 이학수 부회장의 경우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이 회장과의 핫라인을 통해 앞으로도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회장실을 총괄하고 있는 김인주 사장과 그룹의 ‘입’ 역할을 하고 있는 이순동 홍보팀 부사장 등도 안팎의 어려운 상황에 맞서 현 스탠스를 계속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외부의 공세에 직접 맞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온 구조본 홍보라인은 이 같은 고생(?)을 반영, 대거 승진대열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임대기 구조본 상무가 전무로, 김준식 상무보가 상무로 각각 승진했으며 이종진 부장도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임원자리에 올랐다. 삼성의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김광태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으며, 노승만 삼성전자 부장은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구조본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홍길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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