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초 중국 국무원은 중국이 향후 10년 내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전환하기 위한 지도 원칙을 담은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했다. 중국은 글로벌 산업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기업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제조 2025의 대망을 달성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선결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첫째, 중국의 현재 혁신 능력이 높지 않다. 중국은 2014년도 22만3,000건의 특허신청 건을 기록, 4년 연속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신청한 국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핵심 자재 수입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출은 줄곧 국내총생산(GDP)의 2.0%(2013년 기준)에 불과하다.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21.5%로 선진국의 35% 이상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둘째, 중국 브랜드의 신뢰도 문제다. 10%에 달하는 상품들이 중국 내 표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해외에서 중국 제품 중 리콜 필요성이 있는 상품의 비율은 65%(2012년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환경 문제도 걸림돌이다. 과거 낮은 효율성과 무책임한 제조업 행태는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해왔다. 단위당 에너지 사용 비율이 높은 수준이어서 중국이 10년 내 에너지 및 자원 소비, 그리고 오염물질 배출을 현저히 줄이고 녹색 제조업을 전면적으로 시행한다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중국은 또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있어서 제약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일본 및 독일과 같은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들은 전 세계의 중고급 제품 시장을 지배해왔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재무적 능력을 가진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종류의 제품을 지원할 수 없거나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글로벌 제조사들이 국내로 유턴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에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생산 비용은 미국의 생산 비용보다 5%가량 저렴하지만 중국의 낮은 생산성, 높은 물류비용, 취약한 기술력을 감안하면 오는 2018년에는 미국 내 생산 비용이 중국 내 생산 비용보다 오히려 2~3% 싸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제조업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양방향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선진국은 금융위기 후 제조업의 경쟁 이점을 강화하기 위해 재공업화를 수행해왔으며 개발도상국들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이 앞으로 10년간 저가 제조대국에서 고가·고품질 제품, 친환경으로 무장한 제조 강국으로 거듭나야만 이들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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