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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볼거리 끝엔 허무감이…

영화 '블루스톰'


카리브해 바하마 군도. 미국인들에겐 ‘우리의 제주도’ 정도로 생각되는 단골 휴양지다. 검푸르다 못해 투명하기까지 한 끝없는 바다에 넘실대는 파도. ‘몸짱’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멋진 몸매의 남녀들이 뛰노는 천혜의 관광지. 영화 ‘블루 스톰’의 배경이다. 이쯤 되면 이 영화의 설명은 대충 갈무리된다. 영화 주인공은 제시카 알바. 스물 넷의 그녀는 2005년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특급 스타. ‘허니’ ‘판타스틱 4’ 등에 국내 화장품 CF까지 출연했으니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어색하지 않다. 손바닥만한 비키니 수영복 달랑 하나 걸치고 S자 곡선으로 바다 속에서 몸을 흔드는 그녀의 유혹에 침을 흘리지 않을 관객이 있을까. 밖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너무 화려해서일까. 영화가 보여주는 건 딱 거기까지. 바하마 바다에서 보물을 찾아 부자가 되는 꿈을 꾸는 가난한 연인에게 뉴욕 변호사 친구가 찾아오고, 꿈에 그리던 보물 찾기에 나선다. 바닷 속을 뒤지니 추락한 비행기가 나오고 그 안에는 마약이 있고, 그 마약을 팔려다가 거대 조직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바다에 추락한 비행기가 왜 그렇게 내버려져 있을까?”란 의문 따윈 걷어버리자. “그 거대한 비행기에서 가방만한 마약을 어떻게 찾아냈을까?”란 질문도 하지 말자. 이 영화를 보면서 탄탄한 줄거리를 기대하느니, 제시카 알바가 섹시미을 포기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영화의 포인트는 어차피 근사한 열대 바다와 주인공들의 ‘쭉쭉빵빵’하기 이를 데 없는 착한 몸매 그 자체다. 중반 이후 뭔가 무게감, 박진감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관객에겐 먹혀들지 쉽지 않을 듯. 컴퓨터 그래픽이 없는 실제 상어떼의 모습이 스릴감을 주긴 한다. 컴퓨터 그래픽을 쓰지 않은 게 자랑거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마지막 부분에 진정한 사랑에 대해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에 이르면 살짝 허무감마저 든다.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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