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2대 30년 철강꿈 현실화" 현대,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 첫삽국내 철강업 상·하공정 수급불균형 해소 기대열연강판·후판 수입대체효과 年3조5,000억향후10년 원자재 이미 확보·자금조달도 무난 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관련기사 "제철공급 양대체제 구축 철강 글로벌경쟁력 배가" 현대차그룹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수직계열화' MK가 현대가(家) 2대(代) 30년에 걸친 ‘철강 꿈’을 펼치는 첫 삽을 떴다. 지난 77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종합제철㈜을 설립하면서 “연산 1,000만톤 규모의 제철소를 짓겠다”고 천명한 지 정확히 30년 만이며 96년 정몽구(MK)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첫 취임사에서 “2000년대 국내 철강 공급부족을 메우기 위해 일관제철소 건설은 불가피하다”며 제철산업 진출 의지를 밝힌 지 11년 만이다. 현대차그룹은 27일 당진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통해 “현재 세계 31위(2005년 기준)인 조강능력을 세계 10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당진 제철소가 완공되면 곧 바로 연산 1,200만톤 규모 체제로 확장해 세계 6위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년에 걸친 충분한 준비기간, 사이사이 제철사업 진출계획을 포기해야 했던 경험들이 켜켜이 쌓여 매우 치밀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해놓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MK의 뚝심이 돋보인다=현대차그룹이 제철사업에 진입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정 회장의 굽히지 않는 뚝심이다. 정 회장은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제철사업 진출을 그룹 숙원으로 꼽았을 정도로 강한 집념을 보였다. 취임 후 11년 동안 분초를 다투는 경영전선을 누비면서도 짬을 내 직접 세계 각지의 철광석 광산 등을 쫓아다녔다. 그의 뚝심이 더욱 돋보이는 부분은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철광석 및 제철용 유연탄 등 핵심 원료 확보시스템을 구축해놓은 것. 당진 제철소 건설을 승인받은 것은 올해 1월이었지만 이에 앞서 이미 지난해 12월 호주 BHP빌리턴과, 건설 승인이 떨어진 후 2개월 후인 3월에는 호주 리오틴토, 9월에는 브라질의 CVRD, 캐나다 EVCC 등 주요 원료업체들과 잇달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정도로 신속하고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재계 주변에서는 “고 정 명예회장이 심어놓은 제철소에 대한 꿈을 MK가 가슴 깊이 고스란히 담아놓았으며 10여년 후 이를 현실화시키는 뚝심을 발휘했다”며 “역시 피는 못 속인다”고 혀를 내둘렀다. ◇철강 수급 불균형 해소 기대=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은 국내 철강산업의 만성적인 상ㆍ하공정 수급 불균형 문제를 일거에 해소한다는 의미도 크다. 국내 철강산업은 그동안 하공정 부문에 투자가 집중돼 냉연강판 생산을 위해 열연강판(500만톤)과 슬래브(270만톤) 등을 해외로부터 수입해야 했다. 이번에 착공해 오는 2011년 1차 사업계획을 마무리하면 철강시장에서도 명실상부한 양강체제가 구축된다. 그에 따른 부담도 있겠지만 시너지 효과가 훨씬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대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는 시점에서는 열연강판(550만톤)과 후판(150만톤)의 추가 확보가 가능해져 수급애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 측은 이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가 연간 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현대제철의 양대 일관제철 체제가 구축된다는 것은 선의의 경쟁을 통한 기술발전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 철강석유화학팀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ㆍ조선을 비롯한 수요업계에서도 가격안정 및 품질ㆍ서비스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며 경쟁체제를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대 일관제철소는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건설기간 중에 9만3,000명, 가동시점에서 7만8,000명의 직ㆍ간접 고용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매년 생산유발 효과도 건설기간 중 13조원, 제철소 운영시점에는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자재 이미 확보, 자금조달도 무난할 듯=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건설에 앞서 2010년부터 10년간 사용할 철광석 및 제철용 유연탄을 미리 확보해뒀다. 이들 원료공급업체로부터 확보한 철광석은 모두 1,200만~1,500만톤이며 제철용 유연탄은 450만~600만톤에 이른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700만톤 생산체제를 기준으로 연간 철광석 소요량의 100%와 유연탄 80%가량을 세계적인 공급업체들로부터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 것이다. 현대제철은 또 고로 1ㆍ2호기가 완공되는 2011년까지 투입되는 자금 5조2,400억원에 대해서도 별 어려움 없이 조달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기존 공장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투자금액의 절반은 자체 자금으로, 나머지 절반은 외부 조달로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2001년 2,143억원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을 지난해 5,070억원으로 137% 성장시키는 등 자금확보의 기반을 다져왔다”며 “재원조달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4년 인수한 한보철강공업(현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올해에도 2,000억원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부 자금조달과 관련해서는 2011년까지 단계적인 투자 일정에 맞춰 금리나 환율 등 국내외 금융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차입선을 다양화함으로써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입력시간 : 2006/10/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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