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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 `산넘어 산`
입력2003-12-30 00:00:00
수정
2003.12.30 00:00:00
송영웅 기자
하반기 입지 결정…2007년 공사시작
신행정수도특별법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타당성 논란을 빚어온 최대 국책 사업인 신행정수도 이전이 상당부분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내년 2월 입지 선정 기준과 기본 구상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한 뒤 3월 후보지 선정 작업에 착수, 하반기에 신행정수도 입지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이어 2007년 상반기 개발계획 수립과 용지 매입에 착수한 뒤 2007년 하반기부터 공공청사 건축, 도로건설 등 도시 기반시설을 완성한 뒤 2012년부터 중앙 행정기관을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이춘희 신행정수도건설지원단장은 “특별법의 국회 통과로 신행정수도 이전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앞으로 실무 작업 추진은 물론,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켜 가는데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ㆍ수도권 지역구 출신 국회 의원과 도의원, 지자체 단체장을 비롯해 수도권 거주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이전 자체를 강력 반대하고 있어 실제 이전까지는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 국가 부담 비용을 당초 민주당(4조~6조원)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7조3,000억원)이 주장했던 것보다 2배나 가까이 늘어난 11조2,000억원으로 제시하면서 이전 반대 목소리는 힘을 얻고 있다.
더구나 국회 법사위가 최근 정부가 제안한 보상기준(2003년 1월 1일 기준시가)을 삭제해 최소 수천억원의 토지 보상비가 추가로 소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행정수도가 들어설 입지 선정 과정에서도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충청권 이전이 대세가 되면서 ▲충북 오송지구 ▲공주 장기ㆍ연기지구 ▲천안ㆍ아산 신도시 ▲논산 계룡지구 등 유력지로 떠오른 곳은 땅 값이 폭등한 상태다.
최종 입지가 결정될 경우 탈락한 지역의 거센 반발과 땅값 추가 상승 등에 따른 토지투기가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행정수도로 이전할 행정기관을 선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정부는 신행정수도가 정치ㆍ행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중앙 행정기관을 포함해 사법부, 입법부, 헌법재판소 등 헌법 기관들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이전에는 법개정 절차가 필요한 데다, 이전 대상 기관들도 극렬 반대하고 있어 이 또한 부담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장관과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될 대통령 직속 행정수도이전추진위원회와 100명 이내의 자문위원회, 정무직 공무원을 단장으로 하는 추진단을 별도 구성, 협의 과정을 거쳐 부작용을 최소화 하며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 자체가 국민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 이뤄졌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 논란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내년 총선 결과가 사업 향방을 가르는 또 한번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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