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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수급 틀 다시짜자] 4.심각한 3D업종 기피

최근 서울 한양대에서 열린 `채용박람회`. 120여사가 참가한 가운데 구직에 목마른 젊은이들이 1만여명이나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수백명씩이나 줄을 서 있는 대기업 등의 부스와 달리 제조 중소기업 앞에는 `실업대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한 중소기업 직원은 “취업대란이라고 해서 우수 인력을 구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왔는데 청년층의 3D 업종 기피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푸념했다. ◇취업대란속 3D업종 기피현상 심각=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3D에 속하는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인력난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발표한 `올해 1ㆍ4분기 중소기업 인력부족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중소업체에서 부족한 인력은 19만6,575명으로 나타났다. 인력 부족률이 무려 8.98%에 이른다. 봉제ㆍ의복ㆍ모피 등 대표적인 3D 업종의 부족률은 평균 11.14%나 된다. 조립금속(10.26%), 기타 기계ㆍ장비(10.30%), 고무ㆍ플라스틱(9.74%) 분야도 인력난이 심각하다. 시화ㆍ반월공단을 관장하는 안산상공회의소의 임도수(65) 회장은 “중소기업들에게 제일 어려운 게 자금난보다 인력난”이라며 “젊은층이 중소업체를 기피하는 바람에 외국인력들에 대거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땀 흘리는 것 싫다”=중소기업 인력난의 원인과 관련, 이상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고학력 추세에다 이들의 기대수준이 높아지면서 청년들이 편안하고 깨끗하며 손쉽게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업 취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보수와 안정된 자리만 원했지 땀 흘려 노력해 자신의 인생을 완성시켜 나간다는 건전한 근로의식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 연구소 정권택 수석은 “청년층이 대기업이나 사무직만 고집하지 말고 중소기업에 과감히 진출할 경우 단기간에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안인 `고용허가제`찬반 팽팽=중소기업 인력난의 유력한 대안으로 나온 게 바로 정부가 추진중인 외국인 고용허가제다. 외국인산업연수생 제도를 대체하는 이 제도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제반 권리를 부여, 조업장의 불법이탈 등을 막자는 취지다.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불법체류 외국인력들을 사업장으로 끌어들여 중소기업들은 안정적으로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인건비도 지금보다 올라가지 않을 것이며 노사분규가 급증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고 낙관적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외국인 산업연수생들의 값싼 임금을 토대로 유지해온 경쟁력이 임금상승으로 애로를 겪을 수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안산상의 임도수 회장은 “인건비도 오르고 보험료라든지 제반 권리를 보장하다 보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하는 분위기 만들어야”= 사회 전반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청년층도 올바른 직업관과 노동관을 갖도록 학교 교육이 변해야 된다는 지적이 높다. 임 회장은 “로또복권처럼 사행심이 만연하고 부동산 투기 등이 번지면서 젊은층이 땀 흘려 일하려 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과거 새마을운동처럼 노사 모두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나 TV 드라마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심어줘선 안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3D업종 종사인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비정규 인력을 위한 처우개선 방안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구직자와 구인자가 손쉽게 서로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특히 청년층이 땀 흘려 노력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는 건전한 근로의식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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