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출범을 앞둔 버락 오바마 정부에 저탄소, 녹색기술(GT) 산업 육성은 현재 부닥친 경제위기 극복의 주요 정책 수단 중 하나다. 대선 과정에서 밝힌 공약만을 놓고 볼 때 오바마 정부 출범 후 미국 주도의 녹색산업 패러다임 변화는 전세계에 휘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는 먼저 기후변화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강도 높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온실가스 규제를 통해 녹색산업의 경쟁력도 키우고 녹색산업의 리더십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 1990년대 수준까지 낮추고 2050년까지는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80%까지 감축할 계획을 세웠다. 에너지 소비도 2020년까지 10%를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또 저탄소ㆍGT를 신성장 동력화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그린에너지 등에 1,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수소연료전지에 3년간 1억7,000만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그린에너지 사용을 통한 전략생산 비중을 2012년 10%에서 2025년 25%까지 높일 예정이다. 특히 2030년까지 전력의 30%를 풍력발전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은 눈길을 끈다. 김휘석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실장은 “석유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동차 연비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는 것이나 그린에너지 산업의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오바마가 선언하면서 세계 녹색산업의 판도는 바뀔 것”이라면서 “미국 주도의 녹색산업 재편이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의 녹색산업 재편이 시작된 만큼 한국은 GT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과 호흡을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과거 1990년대 정보기술(IT) 붐 때의 경험을 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미 모두 녹색산업을 화두로 제시하고 있어 1990년대 IT 못지않는 기술 및 생산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상봉 산업연구원 원장은 한미 간 GT 관련 기술 및 생산협력 분야로 태양전지, 풍력발전, 바이오연료, 무공해 석탄에너지, 그린카 등을 꼽았다. 공동 기술개발은 물론 관련 부품의 아웃소싱 생산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 원장은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2~3세대 태양전지 기술이나 핵심장비, 3세대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및 무공해 가스화 기술을 양국이 공동 개발하거나 풍력터빈 등의 주요 부품을 우리나라가 생산하는 구조를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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