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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의 락슈미 미탈 회장의 긴급 초청을 받고 이번주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다.
세계 철강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동아시아와 유럽 철강업계의 두 맹주는 이 만남에서 유럽발 글로벌 경제위기로 구조적인 전환기를 맞은 세계 철강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미탈 회장의 초청으로 이번주 런던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미탈 회장은 정 회장 외에 극소수의 글로벌 톱 철강사 최고경영자(CEO)들도 함께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세계 주요 철강사 CEO들은 지난 10~11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WSA) 집행위원회에서 한 자리에 모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모임은 미탈 회장의 개인적인 초청으로 이뤄진데다 참석자도 훨씬 소수여서 보다 심도 깊고 직접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터키 WSA 집행위원회에는 정 회장과 미탈 회장을 비롯해 중국 안강그룹의 장샤오강 회장, 일본 JFE홀딩스의 바다 하지메 사장, 러시아 세베르스탈의 알렉세이 모르다쇼프 회장 등이 참석했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과 미탈 회장이 이번 만남에서 공동 기술 개발 및 철강제품 수요 창출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세계 철강업계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로 조선ㆍ자동차ㆍ건설 등 수요산업의 철강 소비가 줄어들며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다.
특히 이들 두 회장의 만남은 각각 유럽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철강사이자 세계 1위와 4위 업체 간 만남이라는 점에서 향후 양사의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르셀로미탈의 경우 프랑스ㆍ독일ㆍ스페인 등 유럽 일부 공장의 추가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 벨기에 공장 2곳을 폐쇄하기도 했다. 미탈 회장은 최근 "유럽 지역 철강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다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저하에 직면하기는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포스코의 지난 1ㆍ4분기 영업이익은 수요 감소로 인한 제품가격 하락으로 전 분기 대비 40%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 두 회사가 각자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바탕으로 공동 기술개발에 나설 경우 철강 신수요 창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양사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신흥시장에 제철소를 공동으로 건설하거나 해외 광산을 함께 개발하는 등 협력관계를 보다 공고히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와 아르셀로미탈은 세계 선두권 철강사로 경쟁관계이기는 하지만 서로 주력시장이 겹치지 않는 만큼 서로의 기술력과 해외 광산 등을 활용해 전세계적인 철강시황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적극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아르셀로미탈의 조강생산량은 연간 9,720만톤으로 세계 1위며 포스코는 3,910만톤으로 4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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