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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문-하태권 금메달 획득 순간
입력2004-08-21 01:34:48
수정
2004.08.21 01:34:48
비호같이 네트로 달려든 김동문(삼성전기)은 송곳 스매시를 상대방 네트에 내리꽂고 승리가 확정된 순간 주저앉아 기도를 올렸다.
22년 지기 `단짝' 하태권(삼성전기)도 그를 감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 선수끼리의 배드민턴 남자복식 결승인 김-하조와 이동수-유용성(이상 삼성전기)의 경기를 침묵하며 지켜보던 한국 응원단을 포함한 다국적의 관중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오로지 승리를 위해 파이팅을 외쳐댔던 이들 4명은 경기가 끝나면서 다정다감한선후배로 돌아와 축하와 위로의 악수를 나누며 미리 가져온 태극기를 각자 감싸고환한 얼굴로 관중의 성원에 화답했다.
시상대에 다시 올라온 은메달리스트 이동수의 웃는 얼굴은 후배들에게 금메달을내줘도 무엇 하나 아쉬울 것이 없다는 밝은 표정이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기둥인 이들 4명의 국가대표 고별 무대는 그렇게 아름답게 막을 내렸지만 시작은 긴장감으로 넘쳤다.
국가대표팀 1년 선후배 지간이면서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의 대결은초반부터 팽팽한 백중세로 전개됐다.
라경민(대교눈높이)과의 혼합복식 8강에서 탈락하고 라경민을 뒤로 한 채 혼자금메달 고지에 올라온 김동문의 얼굴에는 구슬땀이 맺혔고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고있었다.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는 김-하조는 1세트 후반 강력한 스매시와 철벽같은 수비를 조율하면서 이-유조의 실책을 유도, 9-8에서 5점을 내리 달아났다.
이-유조도 이에 뒤질세라 3점을 따라가며 11-14까지 추격, 역전을 노렸으나 통한의 서비스 실책으로 서비스권을 내줘 1세트를 빼앗기고 말았다.
2세트. 기세가 오른 김-하조는 스매시 폭격을 가해 기선을 제압하면서 7-4로 앞서 나가다 빼앗긴 서비스권을 되찾은 뒤 전후방에서 공수를 서로 조율하는 환상의호흡을 과시, 14-4까지 질풍처럼 내달렸다.
매치포인트.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 속에서 연타가 오가던중 이-유조 코트에서 셔틀콕이 힘없이 짧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자 먹이를 노리는 야수처럼 움츠리고 있던김동문의 라켓이 빛을 발했다.
김동문의 강 스매시에 내리꽂힌 셔틀콕은 이-유조의 안타까운 시선 속에서 코트안 쪽에 떨어졌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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