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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LIG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이 시작됐다. 19일 열리는 본입찰에는 금융지주, 대기업, 사모펀드, 외국계 기업 등 5~6개사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KB금융, 자베즈·새마을금고 컨소시엄 등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본입찰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에 대대적 변화가 예상된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 롯데, 자베즈·새마을금고 컨소시엄, 동양생명·보고펀드, 중국 푸싱그룹 등의 LIG손보 본입찰 참여가 유력하다.
지난달 마감된 예비입찰에서 6개사가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됐는데 이 중 MBK파트너스만이 본입찰 참여 여부를 아직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인수후보로는 롯데와 KB금융이 손꼽힌다.
롯데는 그룹 내 낮은 금융계열사 비중을 높이고 업계 꼴찌 수준인 롯데손보 순위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LIG손보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8년 대한화재를 인수하면서 손보 시장에 뛰어든 롯데는 이후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LIG손보를 품에 안게 되면 손보업계 2위로 올라서 대형사 간 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의 가세로 삼성·현대·동부 등으로 짜여왔던 업계 구도에 균열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을 롯데그룹의 최대 경쟁자로 보고 있다. ING생명·우리투자증권 등을 눈앞에서 빼앗긴 KB금융으로서는 LIG손보 인수로 자본효율성을 높이고 비은행계열사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 실제 KB금융은 60여명의 대규모 실사단을 꾸리는 등 표면적으로는 LIG손보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KB금융 이사진이 과감한 가격 베팅에 나설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여기에는 최근 이래저래 악재가 많았던 KB금융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작용하고 있다.
만약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금융지주로서는 처음으로 손보사를 계열사로 두게 된다.
자베즈와 새마을금고가 손잡은 컨소시엄도 주목해야 할 후보다.
자금력, 인수 의지 등의 측면에서 롯데나 KB금융에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LIG손보 오너 일가 16명이 갖고 있는 20.96%의 지분 중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등 총 9명의 지분 19.83%다.
경영권이 달려 있는 만큼 LIG손보 임직원들의 거취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노조는 푸싱그룹은 검증이 되지 않았고 사모펀드는 투기 성격이 농후하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경우는 고용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 기류가 강하다.
노조는 내심 KB금융으로의 인수를 바라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은행 비중 축소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LIG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어떻게라도 기존 직원들의 기 살리기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계약직 신분인 임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연봉 수준이나 구조조정 가능성 등의 이유로 KB금· 롯데손보는 다들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다. 대신 푸싱그룹으로 눈이 향한다. 푸싱그룹은 경영 참여 의지가 약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렇게 되면 임원들의 임기 보장 가능성이 높다.
결국에는 가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입찰에서는 자베즈·새마을금고 컨소시엄이 6,000억원대의 가격을 제시했고 롯데 등 다른 후보가 4,000억~5,000억원 사이의 입찰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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