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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02 국민계정] 성장기여율 수출이 60%
입력2003-03-21 00:00:00
수정
2003.03.21 00:00:00
성화용 기자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좋아져 전년보다 배나 높은 성장률을 일궈내고 국민소득도 1만 달러가 넘는 등 지난해 우리 경제의 성적표는 최근의 암울한 경제 여건과 대비돼 더욱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그만큼 올해 겪어야 할 부진의 늪도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5%대를 예상했던 올 1분기 성장률은 4%대로 낮아질 전망이며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 문제 등이 어떻게 전게 되느냐에 따라 급전직하의 경제위기로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제조업ㆍ수출이 성장 견인=생산면에서는 제조업, 지출면에서는 수출이 작년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제조업의 GDP 성장 기여율은 33.7%로 전년(23.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건설업의 성장기여율이 전년 14%에서 4%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제조업은 섬유ㆍ신발ㆍ선박ㆍ컴퓨터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생산이 활기를 띠어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특히 휴대폰 등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이 전년(4.6%)에 비해 3배나 높은 13.3%의 고율 성장을 한 데 힘입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늘어난 수출도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수출은 반도체, 통신기기, 컴퓨터,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17.1% 늘었다. 민간소비(6.8%)와 투자(4.8%) 증가율에 비해 월등 높았다.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전년의 15.2%에서 60.8%로 크게 높아진 반면 내수의 성장기여율은 39.2%로 전년의 84.8%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 1인당 소득 1만 달러=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 1만달러를 넘은 것은 높은 성장률과 함께 원화 강세도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연간 3.1% 하락해 달러화 환산 소득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외환위기 전인 95년부터 97년까지 3년간 1만달러를 넘다가 98년에는 원화 약세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인해 6,744달러로 급감했다. 이후 99년 8,595달러, 2000년 9,770달러, 2001년 9,000달러) 등으로 1만 달러를 밑돌았다.
국외 거래에서 벌어들인 임금ㆍ이자ㆍ배당 등 `요소 소득`이 지난 72년 이후 처음으로국내에서 지급한 것보다 많아진 것도 국민소득 향상에 도움이 됐다.
◇올 해 경제 어둡다=한은 관계자는 “당초 올 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5.6%로 예상했으나 소비ㆍ투자위축 등으로 4%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ㆍ이라크전쟁 개전 시점이 늦어져 해외 경제여건이 악화됐고 북핵 등 지정학적 문제까지 겹쳐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배럴당 25달러로 예상했던 국제유가가 30달러대로 상승하면서 수입이 급증한 것도 경상수지와 물가에 적지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1월 제조업생산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3.0% 증가에 그쳐 작년 11월(6.9%), 12월(9.7%)과 비교할 때 생산위축도 심각하다. 결국 미ㆍ이라크전쟁 추이를 지켜보며 올 해 경제전망을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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