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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때아닌 '기름大戰'

후발 현대오일뱅크 저가 앞세워 시장 잠식에…주유소들 "휘발유 공급가 낮춰라" 정유사 압박<BR>선발3社, 가격인하 난색속 "조만간 대책 마련"


제주서 때아닌 '기름大戰' 후발 현대오일뱅크 저가 앞세워 시장 잠식에…주유소들 "휘발유 공급가 낮춰라" 정유사 압박선발3社, 가격인하 난색속 "조만간 대책 마련" 이규진 기자 sky@sed.co.kr 국내 정유사들이 제주지역에서 때아닌 ‘기름대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제주에 진출한 현대오일뱅크가 낮은 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정유 4사간의‘제주공방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더욱이 시장을 잠식당한 SKㆍGS칼텍스ㆍ에쓰오일 등 선발 3사의 계열주유소들은 석유공급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정유사를 압박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제주지역에 진출한 현대오일뱅크는 1년여만에 주유소와 석유일반판매소를 각각 9개씩 확보, 소매 유통망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오일뱅크는 올해안에 6~7곳의 주유소를 추가로 오픈하고 시장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준호 오일뱅크 제주사업부장은 “이미 2곳의 자영주유소와 1곳의 직영주유소가 영업중”이라며 “4곳의 주유소가 건설중이고 올해안에 2곳이 추가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역단위농협 주유소 6곳과 직ㆍ자영 주유소 3곳을 합쳐 총 주유소 숫자는 15개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오일뱅크가 초기에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 낮은 가격을 앞세워 판매량이 많은 단위농협 주유소들과 공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일뱅크는 지난해 3월 농협 제주지역본부와 5년간의 독점적인 석유공급계약을 맺고 주유소 6곳을 포함해 총 15곳의 농협계열 석유판매점에 석유를 공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일뱅크는 선발 정유사에 비해 유종별로 리터당 40~70원까지 낮게 공급,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남제주군에 있는 현대오일뱅크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 판매가격을 리터당 1,455원으로 책정, 인근 주유소에 비해 44원 정도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실제 수송비 부담 등으로 서울지역에 비해 높았던 제주 휘발유 가격은 지난 1월 현재 리터당 1,503원까지 떨어져 서울(1,521원)보다 18원 낮아지는 가격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일뱅크측은 여세를 몰아 앞으로 질적 서비스 향상을 통해 수익확대 등 공격경영에 나설 방침이어서 선발 3사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SK 등의 계열 주유소들은 최근 잇따라 자영주유소 협의회를 발족하고 정유사를 상대로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SK,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은 현재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현대오일뱅크의 제주공략으로 촉발된 선발 정유사와 계열 주유소간의 가격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 정유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제주지역만 공급가격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조만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2/1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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