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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김국헌 전기연구소 박사
입력1999-10-25 00:00:00
수정
1999.10.25 00:00:00
박민수 기자
金박사는 국내 최초로 발전소 발전기의 여자제어시스템을 독자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수상하게 됐다.발전기 제어시스템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金박사가 이를 개발함에 따라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의 연구활동과 업적을 소개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두껑 보고 놀란다」고 金박사는 핸드폰이 걸려오면 가슴부터 덜컥 내려 않는다.
혹시 발전소에서 무슨 사고라도 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래서 金박사는 집에서 잠을 잘 때도 만일에 대비해 핸드폰을 항상 켜놓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발전소의 특성상 단순 사고라도 발생, 발전에 지장을 주게 될 경우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데 따른 엄청난 손실이 따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金박사가 독자 개발한 여자제어시스템은 그동안 독점 공급해온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그것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항상 金박사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삼천포 화력발전소 2호기(56만㎾급)에 설치된데 이어 여수·호남 등의 화력발전소에서도 그 안정성과 신뢰도가 증명됐다』는 金박사는 『가장 안전도가 요구되는 원자력 발전소에도 디지털 삼중화 여자제어시스템이 설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를 이뤄내기까지 金박사가 보낸 5년이라는 연구기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었다. 우선 연구비를 확보하는게 급선무였다.
이미 한국전력공사의 지원을 받아 화력 발전소용 여자기(勵磁機·EXCITER)의 제어부를 아날로그 2중화 방식으로 개발, 여수화력발전소 2호기(32만㎾급)에 실용화 시킨 바 있는 金박사는 단신으로 한국중공업을 찾아가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마침 국내 유일의 발전플랜트 산업체인 한국중공업으로서는 부가 가치가 높은 여자제어시스템의 국내 기술개발이 절실하던 상황이었다.
제어설비 기술은 하드웨어가 포함되지만 소프트웨어 성격이 강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기, 터빈 등의 하드웨어 판매는 이윤이 5% 정도에 불과한 반면 제어설비는 이윤이 50% 이상돼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중공업은 극비리에 金박사의 연구개발을 지원키로 결정하고 39억8,500만원이라는 거액의 연구비를 지급키로 했다.
『여자제어시스템 개발을 위해 한국중공업으로부터 지원받은 연구비는 국내 정부출연 연구소가 민간기업으로부터 받은 단일 연구비로는 최고 액수일 것』이라는 金박사는 『이번 연구의 성공으로 아마 다음에 추진하는 프로젝트에서는 0이 하나 더붙은 연구비를 지원받을지도 모르겠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GE와의 제반 관계를 고려한 한국중공업으로서는 이 연구를 비밀리에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金박사는 연구기간 동안 논문발표나 언론 홍보 등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끊고 연구에만 몰두했다.
金박사가 개발한 디지털 삼중화 여자제어시스템은 GE 등 해외 경쟁사들의 기술과 비교해도 월등히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내수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해 수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첫 직장인 한국전기연구소에서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파온 金박사는 이미 지난 94년부터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의 부상제어시스템을 개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박민수기자MINS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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