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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투명경영, 내분수습 계기 되기를

SK㈜를 비롯한 SK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시스템이 크게 변화될 전망이다. 소버린측의 퇴진요구로 궁지에 몰렸던 최태원 SK㈜ 회장은 22일 주요 사내이사 퇴진과 사외이사 비중 70%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개선안을 내놓은 데 이어 23일에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오는 3월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소버린은 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명망가들로 구성된 사외이사 후보를 독자적으로 추천했다. 최 회장측이 외양상 더 획기적인 안을 제시함에 따라 주총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어느 쪽이 이기든 SK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시스템은 크게 변화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SK의 변화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SK㈜는 국내기업의 경영 투명성 부족과 취약한 M&A 방어 체계가 한꺼번에 노출됨으로써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향후 진로가 향후 국내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외국 금융자본인 소버린의 SK㈜ 주식 매집과 경영권 위협은 그 동안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버린의 투자 이후 SK㈜의 주가가 4배가량 올랐고, 주주간 표대결이 결과적으로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외국의 투기펀드의 공격에 국가 기간산업의 경영권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것은 하루 속히 시정돼야 할 과제다.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은 불가능하고,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급급하게 될수록 불필요한 비용과 정력의 낭비를 초래, 정상적인 경영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적대적 M&A 방어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 사외이사의 역할과 비중에 대한 논란도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의 역할이 주로 경영투명성 제고에 있다고 볼 때 중요한 것은 수의 많고 적음보다는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느냐에 달렸다. 경영투명성 확보가 경영진에게 부여된 중요한 기능인 것도 사실이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익성 있는 투자대상을 찾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경영활동에서 일정한 거리가 있는 사외이사가 절반을 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SK㈜ 주주와 경영진은 자신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누가 옳은지는 결국 시장이 심판할 것이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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