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개발경제시대와는 확연히 다른 성숙경제의 시대다. 물가ㆍ환율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금보다 많아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민생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물가를 잡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국내 대표적 개발경제학자인 김신행(사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9일 서울대에서 정년퇴임식을 마친 뒤 가진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시장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시장기능에 대한 미세조정(Fine tuning)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과거 수출주도형 개방경제와 함께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과 중화학공업 투자 등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역설해온 학자다. 그는 ‘“이제는 정부의 역할이 이전 같지도 않고 더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시장이 오히려 정부를 앞서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개발경제 시기처럼 경제정책을 획일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오히려 환율ㆍ금리ㆍ물가 부문에서 미세조정을 통해 정리하는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그린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점수를 매기면서 ‘장기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녹색경제정책을 일관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전거 사용을 확대하고 자동차 이용을 줄이는 등 장기적인 환경친화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에너지 빈국이라는 현실을 강화해 에너지를 확보하는 문제도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국제경제의 주요한 행위자인 만큼 국제금융ㆍ환율 등 전문가들을 꿰뚫어볼 수 있는 전문가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재차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원로 경제학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장기적인 차원에서 한국 경제에 이바지하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