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지방공사채의 법적 지위가 일반 회사채에서 특수채로 격상되면서 지방공기업들이 이전보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전에는 주로 만기 1년짜리 회사채를 찍었는데 발행 여건이 좋아지면서 발행 만기도 3~5년으로 늘리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AA+)의 회사채 발행 금리는 특수채 지위를 부여받은 지난달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일반 회사채로 분류됐던 지난 5월21일에는 1년 만기 2,900억원치를 4%에 발행했는데 특수채로 격상된 6월12일에는 1년물 3,200억원치를 3.9%에 발행했다. 이후 발행금리는 계속 떨어져 6월26일에는 2년물 900억원치가 3.74%, 이달 8일에는 2년물 1,600억원치가 3.66%까지 내렸다. 강원도개발공사(AA+)도 지난달 19일 만기 1년 300억원치를 3.2%에 발행했다. 올해 1월 초 발행했던 1년물 금리 3.7%보다 무려 0.5%포인트 줄였다.
특수채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이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지방공사채는 2009년 이후 일반회사채로 분류되다가 5월 국회의 법률 개정으로 특수채로 재분류됐다. 특수채는 채권 성격상 부도가 나도 정부가 원리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기관 수요가 몰리면서 지방공사채 발행 금리가 내려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기가 높아지자 지방공사채 만기도 길어지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법적 지위 변경 전 1년물 차환 발행에도 애를 먹었지만 이달 8일에는 3년물 2,400억원을 발행했다. 지난달 24일 3년물 1,000억원을 발행했던 부산도시공사(AA+)는 이달 28일에는 5년물(700억원)까지 발행했다.
하지만 금리가 대폭 떨어지고 만기가 길어지면서 개인 고객(리테일)들의 지방공사채 선호도는 전보다 줄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안나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 대리는 "인천도시공사의 경우 금리가 4%일 때는 개인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는데 특수채로 분류된 후 금리가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고 만기도 길어지면서 현재는 전보다 관심이 덜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화성도시공사(AA)가 4%대로 회사채를 찍었는데 발행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라며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돼 지방공사채 금리 매력이 부각돼야 다시 리테일 고객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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