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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객·유학생등 환율하락 '즐거운 비명'

달러 가수요 늘고 외국부동산 취득상담도 줄이어

지난해 가을 정년 퇴직한 최모씨는 퇴직 당시엔 1년 정도 국내 관광지를 돌아본 후 올 가을쯤 해외여행을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계획을 수정, 다음 주 괌으로 부부동반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환율이 떨어진 만큼 지금 가면 여행 비용이 덜 들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환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 적기라 생각하고 여행상품을 골랐다”고 말했다. 김도원 자유여행사 마케팅담당 계장은 “지난 달 영업과 비교해 이달 들어 상품예약률이 20~25% 정도 늘었다”며 “예년과 달리 올 설연휴는 주말과 겹쳐 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단거리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오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환율하락은 미국 유학을 준비중인 이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학 대상지역으로 미국을 선호하더라도 비용 문제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캐나다와 호주로 돌렸던 잠재적 유학 수요가 다시 미국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 이영실 YBM시사유학개발원 강남센터 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미국유학 상담이 늘고 있다”며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문의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대책을 마련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러기 아빠를 비롯해 외국에 체류 가족을 둔 사람들도 미소 짓고 있다. 환율이 떨어질수록 달러 송금을 위한 돈이 적게 들기 때문. 지난 달 초만 해도 생활비 3,000달러를 송금하려면 310만원이 넘는 돈이 들었지만 현재는 300만원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 달러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달러 부족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해외여행이나 유학을 앞둔 고객들이 달러화가 쌀 때 미리 사두자는 가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부족으로 본사에 긴급공급 요청을 하는 영업점들도 부쩍 늘었다. 외환은행은 지난 6일부터 전국 영업점 달러화 공급 규모를 평상시보다 400만~500만달러 정도 많은 1,300만달러로 늘리기도 했다. 한현우 외환은행 이민전담센터 차장은 “해외 송금 고객이 두세달 전에 비해 20~30%나 많아졌다”며 “특히 그 동안 환율하락을 기다리고 있다가 한꺼번에 고액 송금을 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환율안정책으로 해외 주거용 부동산 구매에 대한 제한을 풀면서 해외부동산 취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내 부동산취득 상담을 하고 있는 ‘뉴스타부동산’의 양미라 과장은 “지난해는 하루 평균 한자리수 미만의 상담을 받았으나 올들어서는 15건 안팎의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녀를 유학 보내려는 가정이 주거+투자 개념으로 주택구입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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