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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전시사 불구 산넘어산
입력2001-10-09 00:00:00
수정
2001.10.09 00:00:00
英·러등 '다른나라 공격' 반대… 강행땐 공조 깨질수도미국이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이외에 다른 국가에 대한 공격을 시사하고 나서 테러 전쟁이 당초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맹방인 영국은 물론 러시아 아랍권 등의 반대가 뻔해 확전 여부는 앞으로 테러 전쟁을 위한 국제 연대 결성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공습 이틀째인 8일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대사 명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공격을 받은 국가에 대해 자위를 허용하고 있는 유엔 헌장 51조에 따라 아프간을 공격했다”며 “우리는 자위를 위해 다른 조직이나 국가들에 대한 추가 행동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 미국 확전 의도 배경
미국이 공식적으로 확전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 군사공격의 목적이 뉴욕 테러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보호하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제거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말해 테러 지원 및 네트워크를 분쇄하기 위해 다른 국가에 대해 군사력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테러 직후에는 빈 라덴의 사살 또는 체포를 강조했으나 막상 공습이 시작되자 빈 라덴이라는 이름은 거론조차 하지 않고 테러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확전 맥락에서 풀이되고 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8일 어떤 국가가 공격목표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다른 국가의 명단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테러 참사 이후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테러 배후 가능성을 제기했던 이라크가 아니겠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 확전으로 국제 테러 공조 분열 가능성
미국의 확전 의도는 맹방인 영국은 물론 러시아 아랍권 등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부시 대통령이 공들여 일궜던 국제 테러 공조를 흔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우방인 영국의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확전 가능성과 관련 “현재의 합의는 아프간으로 한정돼 있다”며 확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일 계속되는 아프간에 대한 맹 폭격으로 이슬람권을 위시해 세계 전역에서 반미감정과 전쟁 반대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터에 확전을 단행할 경우, 국제공조가 흔들리며 미국의 테러 분쇄 명분이 퇴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의 카네기 재단 국방문제 전문가인 존 월프스틸은 이와 관련 “미국이 테러 참사이후 전례없는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왔으나 군사작전이 확대될 경우 국제적인 공조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행정부는 군사행동에 있어 앞으로 이슬람과 아랍세계내 국가를 포함해 다른 동맹국들과 합의를 이루는데 노력해야 한다”며 “국제공조가 빠른 시일내 모래알과 같이 흩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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