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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미군 내년초 전면 교체”

미 정부의 이라크 주둔 미군 교체 계획은 우리 정부의 이라크 파병 기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5일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병력 교체안은 내년 5월 말까지 현재 이라크에 주둔한 13만 명의 미군을 거의 대부분 교체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미군이 운영할 수 있는 병력 운영의 세가지 방안, 즉 ▲국내 예비군 소집 전원 교체 ▲외국군 사단으로 일부 대체 ▲교체 시기 지연 방안을 두고 고심하다 내려진 결정이다. 여기에는 대부분 예비군으로 편성된 이라크 파병군의 주둔 상황이 길어지면서 주둔군의 사기 저하는 물론이고 미국 내 가족과 직장으로부터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 감안됐다. 당초 6개월마다 교체되는 병력 운영 계획이 이라크 상황의 악화로 틀어지면서 많은 미군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 현재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민원이 이라크 파병 가족들로부터의 불만 전화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국내 여론이 나쁘다. 이런 상황을 방치할 경우 내년 대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병력 교체 서명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로런스 로리타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에 정치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완전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지만 병력 교체가 선거 운동의 와중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이다. 다국적군의 병력 충원을 통해 병력 운영의 숨통을 터보려던 계획이 각국의 파병이 늦춰지면서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북부 쿠르드족 때문에 파병을 결정했던 터키는 이라크 국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파병 결정을 철회할 태세이고 인도와 파키스탄은 병력 주둔 비용 문제 등으로 파병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도 파병을 결정했지만 국회 비준 등 절차가 남아 있어 조기 파병을 기대할 수 없다. 미국으로서는 자체 병력으로 주둔군 전원을 교체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번 계획으로 이라크에 주둔할 미군은 현재보다 2만 5,000명 정도 줄어들게 된다. 새로 투입될 10만 5,000명의 병력은 우선 주방위군과 예비군으로 충원될 예정이다. 모자라는 병력은 외국의 파병 상황이나 이라크 자체 치안 병력 조직 등을 고려해 충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이를 위해 내년 20만명 이상의 이라크 자체 치안 병력을 훈련하고 배치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또 교체로 인한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주둔한 해병 1사단에 2개 여단 2만명 규모의 병력 파병을 명령해 놓고 있다. 한국군의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모술 지역을 맡고 있는 101 강습 사단은 내년 2월쯤 교체될 예정이다. 결국 그 때가지 한국 정부의 파병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미군의 대체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이 우리 파병의 규모와 성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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