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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산업 생존의 열쇠
입력2003-07-14 00:00:00
수정
2003.07.14 00:00:00
지난해 우리 나라의 의약품 수출은 8억4,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0% 늘었지만 수입은 29억3,000만 달러로 55%나 증가해 무역역조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내 제약산업은 3년 전부터 시행된 의약분업 제도가 아직도 안정적으로 정착되지 못한 가운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약 연구개발 기술 경쟁력을 충분하게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 제약사들은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과 경쟁하기 위한 품목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장열세를 극복하지 못해 위축되고 있다. 연구개발(R&D) 중심 제약사의 규모와 연구개발비 투자를 늘리지 않고선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개발 단계(임상ㆍ전임상시험)에 와 있는 다수 R&D 과제가 성공적으로 종료되려면 적극적인 민간투자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 투자개입이 절실하다. 한국 R&D 중심 제약사들이 180개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데는 2008년까지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중 매년 500억원 가량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
R&D 중심 제약사들은 연구개발비를 주로 전임상시험(40%)과 임상시험(40%) 등 제품화 단계에 투입하고 있다. 그 이전 단계인 후보물질 탐색에는 20%를 쓰고 있다. R&D 단계별 신약개발 과제수도 전임상시험 이상의 제품화 단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서 한국 R&D 중심 제약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 4월 통계조사 분석자료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매출액 대비 평균 6.2%의 순이익을 내면서 매출액의 5.7%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과 비교할 때 투자규모는 열세지만 순이익의 93% 가량을 R&D에 투자, 순이익 대비 R&D 투자비중은 세계 상위 10대 다국적제약사의 65%를 웃돌고 있다.
정부는 신약 R&D 분야에서 지난 1987년부터 270여개 연구과제에 약 1,000여억원을 투자했고 이 중 1/3에 해당하는 연구과제는 개발성공, 제품출시, 기술수출, 개발단계 진입 등으로 결실을 맺었다.
한국 제약업계는 올해 LG생명과학이 항균제 `팩티브`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아 `글로벌 신약 1호`를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 혁신 신약 개발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희망에 빠져드는 것을 경계해야 할 때다. 이제부터 포스트 지놈 시대 우리나라 신약개발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냉철하게 되돌아 보면서 단ㆍ중ㆍ장기 마스터 플랜을 짜야 한다.
현 시기는 의약분업 실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등 국내외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 대응해 신약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약개발 중심국가로 진입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전문인력과 시설이 태부족인 우리나라가 신약강국이라는 영광의 월계관을 쓰기까지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작년 말 세계 기준으로 5,200여개 물질이 전임상~신약허가 과정에 있는데 글로벌 신약 개발이 활발한 다국적제약사들을 한국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들이 어떻게 감당할지 숙제로 남아 있다.
한편, 한국 R&D 중심 제약사들은 한 다국적제약사가 신약개발 후보물질의 50%를 일본제약사에서 아웃소싱해 추가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물질 신약 및 바이오 신약 등의 후보물질 도출을 통한 적극적인 해외 라이선싱 아웃을 통한 기술수출을 확대하고 전임상ㆍ임상 등 제품화 연구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신물질 신약 개발과 병행한 개량신약 개발 등 중장기 연구개발 방법론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포스트 지놈 시대의 정부 약가정책이야말로 혁신신약 개발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신약 R&D 투자재원을 보험약가에 반영해줘야 한다. R&D가 회사 경영과 유리돼선 안되며 R&D 연구책임자는 회사경영자로서 제품 마케팅과 R&D 경영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우리 실력에 맞는 연구테마로 21세기 글로벌 신약후보물질의 지속적인 해외 라이선싱과 국산신약 개발을 통한 재투자기반 조성, 과감한 해외 R&D 파트너십 형성 등 활발한 아웃소싱으로 R&D 중심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기업의 노력, 산ㆍ학ㆍ연 신약 R&D의 최종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기까지 적극적인 정책지원을 해주는 정부의 노력이 포스트지놈 시대의 우리나라 글로벌 신약산업의 생존을 위한 열쇠가 될 것이다.
<이강추(신약개발연구조합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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