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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중간점검] “亞 최대 영상산업 축제로 자리매김”
입력2003-10-07 00:00:00
수정
2003.10.07 00:00:00
영화인과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칸 영화제나 베니스 영화제 등이 영화 평론가 및 저널리스트 위주인 점과도 구별된다. 부산으로 해마다 몰리는 해외 바이어들은 부산을 `영화 관계자들이 대접 받는 느낌을 주는 영화제`라고 극찬하고 있으며 거리를 메우는 젊은 역동성을 영화제 앞날에 대한 상징으로 받아들인다.
◇호텔 객실을 상담 창구로=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영상산업 축제로서의 부산영화제의 의미를 더욱 공고히 한 데 있다.
지난 5일 파라다이스 호텔 2층은 영화제 개막이래 가장 많은 1,000여 명 가량의 국내외 영화 관계자들이 운집, 취재를 위해 모여든 각국 기자들마저 놀라게 했다. `부산프로모션플랜`(이하 PPP)과 PPP의 일환으로 마련된 `인더스트리 센터` 및 `부산국제필름커미션 & 영화산업박람회`(이하 BIFCOM)와 가 동시에 오픈 했기 때문이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PPP는 왕가위가 프로듀서로 참여할 `피안화`, 구로사와 기요시의 `로프트`, 이명세의 `크로싱`등 9개국 제작 예정영화 18편의 투자자를 찾는 사전 판매시장. 제작이 완료된 아시아 영화를 매매할 인더스트리 센터는 호텔 객실을 상담창구로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정태성 수석운영위원은 “혼잡한 부스에서는 깊이 있는 거래가 이루어지기 힘들어 추후 개별 미팅이 이뤄지기 마련”이라며 “관계자들의 편의를 고려, 객실에 침대를 드러내고 업체 사무실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전문 인력을 위한 이러한 배려가 오늘의 부산을 있게 한 힘임을 고려한다면 그 효과는 `일석 삼조`를 넘는다. 영화제 예산 중 PPP에 배정되는 몫은 통상 10%를 넘지 않기 때문.
또한 14개국 57개 주요 필름커미션 및 영상산업 관련업체가 참가하는 이번 BIFCOM은 로케이션 미팅뿐만 아니라 후반작업 상담, 장비 구매 등을 포함하는 형태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작품 판매 및 구매, 프리 프로덕션에서 후반작업 등 포스트 프로덕션에 이르는 영화 전 단계의 `논스톱` 쇼핑이 부산에서 가능해 졌다.
◇해운대 시대의 개막과 과제=2003년 부산국제영화제는 남포동 영화 거리에서 해운대로 제반 시설의 상당수를 이관, 10년차 영화제를 대비했다. 비대해진 영화제 입장에서 남포동은 호텔 등 제반 시설이 많이 부족한 공간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6개 내외의 전용관이 들어설 부산영상 미디어 센터의 개국 전까지는 이러한 불편함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영관의 숫자가 적어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관계자들이 눈에 띄었고, 영화제 주건물(해운대)과 일부 상영관(남포동)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40억 여원의 국고 지원으로 지어질 부산영상미디어센터는 아직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확고해 진 부산의 위상=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은 이미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귀결됐다는 게 해외 영화인들의 한결 같은 의견이다. 2회부터 줄곧 참여한 사이먼 필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자국영화 위주이거나 다소 보수적인 여타 아시아 영화제에 비해 부산은 다양한 아시아 영화를 접할 수 있으며, 더 많은 바이어들을 만나기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영화제에서 출발한 대륙간 합작 영화가 등장하고 올해 칸 영화제에 얼굴을 내민 아시아 영화 감독 대다수가 무명시절 PPP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던 전력이 있음을 감안해도 이는 분명해 보인다. `버라이어티 ` `할리우드 리포터``무빙 픽처스``스크린 인터내셔널`등 세계 4대 영화주간지도 올해 일제히 부산영화제 특집기사를 다뤘다. 출범 초기 벤쿠버 영화제와 개최일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부산영화제가 올해 `(벤쿠버와) 상관없이 갈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한 점도 이러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대다수 해외 영화인들이 성공요인으로 꼽는 조직위의 명민한 대응, 고른 영화 스크리닝, 바이어 및 관객을 환대하는 분위기 등이 꼽혔다. 한화리조트와 한국콘도가 미처 개장하지 못하는 등 태풍 `매미`의 영향이 남아 있음에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부산 시민들의 참여도 역시 박수를 받고 있다.
<부산=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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