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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지 외에 무안의 명물을 들라 하면 품바 발상지를 꼽을 수 있다. 과거 무안군이 처음 축제를 기획할 때 백련지 연꽃축제와 품바 축제를 놓고 고민했을 정도로 품바는 무안군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무안군의 남동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일로읍 의산리 ‘천사촌’이 바로 품바 발상지다. ‘품바’라는 말이 지금처럼 유명해진 데는 무안 태생인 시인ㆍ희곡작가 김시라(1945~2001)선생이 지난 81년 ‘품바’를 무대에 올리면서다. 이후 품바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96년 한국 연극사상 최초 최장기 공연, 최대관객 동원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수록되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김시라 선생의 생가는 회산 백련지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생가는 대문 앞에 놓인 ‘김시라 생가’ 표지판만 없으면 흔한 시골 가옥이다. 지금은 김시라 선생 생가에 늙은 형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 철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서면 김시라 선생의 싯구에서 따온 ‘오 자네 왔능가!’라는 현판이 손님을 맞는다. 김시라 선생 생가에서 멀지않은 의산리는 품바의 주인공인 천장근씨와 걸인들이 모여 살았던 ‘천사촌’이 있다. 천장근은 일제때 목포에서 부두노동자로 일하다가 파업을 일으켜 수배된 뒤 일로로 피신해 걸인행세를 한 실존인물. 일제시대 목포항이 개항하면서 실직자들이 목포로 몰려들었는데 일거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의산리로 밀려나면서 천사촌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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